[농타임농씨] 허일영이 말한 3점슛과 포물선

Է:2018-10-3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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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의 허일영이 지난 27일 창원 LG와의 2018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3점슛을 던지고 있다. KBL 제공

고양 오리온 주장 허일영(33·195㎝)은 한국프로농구(KBL)에서 활약 중인 현역 선수 중에서 정상급 3점 슈터로 꼽힌다. 그가 쏘는 3점슛은 한눈에 봐도 다른 슈터들과 차이가 있다. 손끝을 떠난 공은 유독 높은 포물선을 그린다. 최정점에 오른 공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듯 깔끔하게 림을 통과한다.

최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허일영을 만나 3점슛과 포물선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그가 슛을 높게 쏘는 이유는 간단했다. 상대 수비의 블락슛을 피하고, 슛 성공률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허일영은 “사실 어릴 때와 비교해도 슛 폼 자체가 바뀐 것은 없다”면서 “고교 시절 코치님이 슛 블록을 피하려면 높게 쏘라고 조언해주셨다. 이후 습관적으로 의식하고 높게 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허일영은 슛이 손끝을 떠나는 타점도 신장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특히 거리가 짧은 미들레인지에서의 슈팅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높은 타점에서 높은 포물선으로 쏘는 것 같다”고 했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3점슛 성공률이 경기당 평균 41.4%(1082개 시도, 448개 성공)에 달했다. 2014-2015 정규시즌에는 41경기를 뛰며 커리어 최고인 50%(148개 시도, 74개 성공)의 높은 3점슛 적중률을 보였다. 현역시절 ‘람보 슈터’로 이름을 떨친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평균 39.5%였다. KBL에서 3점 슈터 계보를 이어받은 조성민(창원 LG) 역시 통산 39.5%의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허일영은 슛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는 “고교 때는 신장이 크다보니 센터 역할도 소화해야 했지만 대학에 가서 슈터 포지션에 집중하게 됐다. 3점슛을 많이 던지면서 높게 쏘는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반복 연습만이 살 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세트 오펜스 때 생긴 슛 찬스에서 높게 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프로에 가서는 ‘무빙슛’을 쏠 줄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움직임을 가져간 뒤 슛 찬스를 만들고, 높게 쏘는 연습을 했다. 평소 하지 않던 움직임에 높이 쏘는 것에 적응하려니 처음엔 슛 거리와 손끝 감각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 허일영(왼쪽). KBL 제공

허일영의 손끝을 떠난 공이 최고점에 이르기까지의 각도는 55도 내외로 알려져 있다. 공이 최정점에 올랐을 때의 높이는 코트 바닥으로부터 5m쯤 된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을까. 2014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3점슛 발사각이 평균 46도, 공이 최고점에 올랐을 때의 높이는 16.23피트(4.94m)라고 분석했다. NBA 선수들의 평균치는 15.77피트(4.80m)였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는 3점슛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허일영은 “앞으로 쏘는 것과 위로 쏘는 슛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경기 중 간발의 차로 상대 블락슛을 피한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답했다. 또 “점프한 뒤 몸이 정점에 오르기 전에 빠르고 높게 던지는 슛폼이다 보니 상대 수비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일영은 “볼끝이 높은 편이어서 가끔 낮아질 때 감독, 코치님 들이 한눈에 알아본다”며 “볼끝이 낮아져서 적중률이 떨어지면 다시 높이려 신경을 쓰고, 그렇게 연습한 뒤에는 슛이 잘 들어가고 편하다”고 설명했다.

고양 오리온 허일영. KBL 제공

허일영은 비시즌 입은 발목 부상 때문에 올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선수단과 함께 동행하며 주장의 역할을 다했다. 경기에 앞서 외국인 선수들의 슈팅 연습을 도와주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허일영은 지난 27일 창원 LG전에 복귀해 30분 이상 뛰었다. 4쿼터 중반에는 추격의 3점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오리온은 4연패로 주춤하지만, 주장 허일영의 복귀를 계기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허일영은 “시즌 초반 다쳐서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게 아쉽다. 하루빨리 몸을 끌어올려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팬들께서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올 시즌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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