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 구단주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61) 등 5명이 28일 발생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5명의 신원은 비차이 구단주, 헬기 기장 에릭 스와퍼(53), 에릭의 여자친구이자 기장인 이자벨라 로자(46), 미스 타이 출신 누사라 수카나마이, 구단 직원 카베폰 푼파레로 밝혀졌다. 이들 각각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애도 분위기에 빠진 영국인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레스터시티는 29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비차이 회장과 함께 헬리콥터에 탑승한 5명 중 생존자는 없다”며 “레스터를 이끈 위대한 인물이 아쉽게 운명했다”고 밝혔다.
태국 출신 억만장자...리그 우승을 이끈 레스터의 영웅
비차이 구단주가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팬들은 그들이 사랑한 구단주의 과거 성공스토리부터 리그우승까지의 일화들을 회자하며 ‘레스터의 영웅’을 추모하고 있다.
비차이 구단주는 경제전문지 포보스가 선정한 태국 내 5번째 부자로 자산은 49억달러(약 5조6000억원)에 이른다. 비차이는 운영하던 상점을 태국 최대의 면세점 ‘킹파워 인터내셔널’로 성장시키며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 2010년 2부 리그에 속했던 레스터시티를 3900만 파운드(약 570억원)에 인수해 2016년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리그 개막 당시 축구 전문가들이 분석한 우승확률은 5000분의 1이었다.

비차이 구단주는 팬들이 사랑했던 구단주이기도 하다. 보통 외국인 구단주들은 팬들에게 “돈만 많고 팀과 팬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비차이 구단주는 종종 팬들에게 맥주와 도넛을 무료로 제공하고 우승을 이끈 선수들에게 19대의 ‘BMW i8’을 선물하는 등 팀과 팬들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확정됐을 당시 홈구장에 모인 팬들은 그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수백명 구한 기장 커플 그리고 미스 타이 출신 구단 직원
사고 당시 헬기는 이륙 직후 통제력을 잃고 회전하다 인적이 드믄 인근 주차장에 추락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스와퍼와 로자 기장이 ‘수백명의 팬들을 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스와퍼와 로자 기장은 연인 사이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는 “사고 헬기의 기장 스와퍼씨는 경기장 주변에 있던 팬들을 일부러 피해 추락했고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경기장 주변에는 경기를 관람한 3만명이 넘는 팬들과 수십명의 경찰이 있었다. 헬기가 붐비는 도로나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 떨어졌으면 대형인명피해로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헬기는 추락 후 큰 화염에 휩싸여 전소됐다. 기장 커플의 기지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던 것이다.

헬기에는 또 다른 유명인이 타고 있었다. 바로 2005년 미스 유니버스 타이의 주인공 누사라다.

누사라는 레스터시티 구단 직원으로서 종종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그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네티즌들은 SNS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댓글들을 달고 있다.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난 홈구장 킹파워스타디움 앞에는 고인들을 애도하는 수많은 레스터 시티 팬들이 찾았다. 구단 측은 30일 경기장 앞에서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EPL 측도 29일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의 경기를 앞두고 1분간의 추모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출전하는 선수들 또한 검은 완장을 차기로 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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