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는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 제거 작업에서 처음으로 유해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방부는 “24일 발견된 유해는 2구로 추정된다”며 “인식표 등 일부 유품과 함께 지표면에서 허벅지 뼈가, 지표면 아래 약 20㎝ 깊이에서 갈비뼈와 두개골편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해 근처에서 인식표 1개와 M1대검, M1탄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식표에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라고 표기돼 있다. 부대 전사자 명부를 확인한 결과 인식표는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 소속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현재 병장)로 확인됐다.
병적에 따르면 박 이등중사는 1931년 10월 2일 태어났다.
52년 3월 21일 입대, 이듬해 7월 10일 현재 화살머리고지의 옛 행정지명인 ‘강원 철원 내문면 하덕검리’에서 전사했다. 박 이등중사가 소속된 국군 2사단과 미군 9군단이 참전한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7월 6일부터 11일까지 두 차례 치열하게 전개됐다. 박 이등중사는 안타깝게도 전투가 끝나기 하루 전인 7월 10일 전사한 것이다.
국방부는 25일 화살머리고지 현장에서 의식 행사를 진행한 뒤 유해를 임시 봉안소에 안치할 예정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이등중사는 2남 3녀 중 장남인데, 현재 여동생 2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 확인 작업은 여동생 DNA 시료 채취 등을 통해 이뤄진다.
우리 군 당국은 9·19 군사 합의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지뢰 제거 작업에서 지뢰 14발, 폭발물 187발, M1소총 및 대검 등 1252점을 발견했다.
비무장지대인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선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유해가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화살머리고지는 6·25 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했던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중 하나다.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대대와 중공군이 전투했다. 화살머리고지 지역에는 국군 전사자 200여명, 미군·프랑스 전사자 100여명, 북한군과 중공군 유해도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체결을 통해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공동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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