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수락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청와대 참모진조차 예측을 하지 못해 면담을 끝낸 문재인 대통령 주변으로 몰려들어 귀띔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앞서 교황청에서 문 대통령과 교황 간 만남 뒷 얘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단독 면담을 마친 뒤 잠시 짬을 내 참모진에게 면담 내용을 전달했다. 로마를 떠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 차 벨기에로 떠나기 전까지 시간이 촉박해 면담 결과에 대한 간단 언론 브리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관련 참모들에게 입을 열기 시작하자 주면에 있던 참모들까지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문 대통령이 “교황이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자 통역을 맡았던 한현택 신부가 옆에서 “영어로 표현하면 ‘available(가능하다·시간이 있다)’이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설명이 끝나자 주변 참모들 사이에서 “아”하는 나지막한 탄성이 새어나왔다. 애타게 기다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사실상 성사됐다는 놀라움 때문이다. 교황이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을 당시 문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면담 직후 문 대통령의 표정은 매우 밝아보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교황의 파격 메시지는 참모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교황청 인사들이 한반도 문제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 교황도 한반도 정세를 잘 알고 계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리쉘=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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