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XX라고 생각했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의가 전한 그날

Է:2018-10-19 14:47
:2018-10-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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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PC방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담당의가 당시 상황을 전하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글쓰는 의사로 유명한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아침 이후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며 피해자 신모씨가 흉기에 찔려 실려왔던 그날을 회상했다.

그는 “피해자는 일요일 아침에 들어왔다.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데,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었다.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갔다”며 참혹했던 내원 당시 상황을 밝혔다.

남궁인 페이스북

그에 따르면 피해자 신씨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복부와 흉부에는 하나도 없었지만 목과 얼굴에서 대부분 발견됐다. 특히 손에 방어흔으로 보이는 상처가 상당했다. 그는 “상처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며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십 개 정도 보였다”고 말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잔혹한 수법이었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를 보면서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보통은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몸으로 전부 넣지는 않는데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찌른 듯 했다는 것이다.

남궁 교수는 상처가 얼마나 지독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지만, 얼굴과 목 쪽은 깊었다. 귀는 얇아 구멍이 뚫렸다. 양쪽 귀가 다 길게 뚫려 허공이 보일 정도였다. 그는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며 “귀를 찔린 것이 치명상으로 보였다”고 적었다. 신씨의 손가락은 잘려 있었다. 앞서 피해자의 친구는 “손이 벌어져 모아지지 않았을 정도”라고 말했었다.

신씨의 숨이 멎었던 순간도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의식이 없는 채 실려왔다. 피를 부으면 상처에서 피가 솟았다가 심장이 멈추면 멎기를 반복했다.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남궁 교수는 “참담한 죽음이었다.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이미 온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왔다. 그는 여기서 죽었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남궁 교수는 이어 조금 격한 심정을 드러냈다. 미친XX라는 말로 자신의 심정을 대신했다. 당연히 뿌리 깊은 원한이 있어 일어난 범죄일 것으로 봤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이 말다툼 과정에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는 사건 정황을 설명하자 모든 의료진이 욕설을 내뱉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고인과 유족에게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는 나름대로 참담했지만, 잠깐 만난 환자와 생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과는 비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애도했다. 이어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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