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시험지 유출 학생 2명, 공유 4명 이상···전남도내 전 학교 전수조사 실시

최근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유출된 중간고사 영어시험지와 관련한 경찰의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교육청이 도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햇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18일 오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목포 M고 시험지 유출 관련 중간브리핑’을 갖고 “해당 고교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이후 도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내신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위기감을 초래한 점에 송구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공교육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 및 장학제도를 구축하겠다”면서 “감사과를 중심으로 세부적이고 엄밀하게 조사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간고사 시험지 유출에 관여한 학생은 2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시험지를 공유한 학생은 4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교육청 허성균 교육과정과장은 “2명의 학생이 보안이 되지 않은 교사연구실 컴퓨터에서 중간고사 영어시험지 일부를 유출하고, 최소 4명 이상의 학생이 공유했다”고 밝혔다.

시험지 최초 유출 학생으로 밝혀진 A군은 지난 2일 오후 4시20분쯤 영어교사 연구실 컴퓨터로 시험공부를 위한 자료(2018년 중간고사 대비 모이고사 변형 문제)를 출력했다.

이 과정에서 영어교사가 영어2 공동출제를 위해 준비 중이던 ‘2018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 시험 파일’이 함께 출력한 것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군은 출력물을 풀어보던 중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4일 오전 교실 쓰레기통에 시험지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학생 B군은 추석 전 영어교사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된 중간고사 일부 문제를 본인의 메일로 보내고, 이를 C군에게 메일로 전달했다.

B군은 영어교사에게 해당 자료를 봐도 괜찮은지 물어보니 “괜찮다”고 말해 메일로 발송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교사의 묵인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C군이 갖고 있던 시험지는 우연히 발견한 D군이 휴대폰으로 촬영해 학부모에게 전달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A군과 B군이 유출한 시험지는 11문제가 담겨진 동일 문제지로, 이 학교는 7명의 교사가 영어문제를 공동출제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시험문제지 유출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 ‘보안 USB 활용 의무화’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52%에 이르는 평가관리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평준화지역 고등학교부터 상피제(相避制)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상피제는 교직원과 교직원 자녀가 원칙적으로 동일학교를 다니지 않도록 차단하는 제도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평가와 관련해 교원이 안일한 대처가 발견되면 해당교원은 물론이고 학교에 엄중히 책임을 묻고 조치하겠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생평가 뿐만아니라 학교운영 전반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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