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아파트에 들어가려는 흑인 남성을 저지한 백인 여성이 미국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여성은 남성을 ‘수상한 사람’으로 의심했다. 네티즌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모 컨설팅 회사 최고 경영자(CEO)인 톨스는 13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이것이 2018년의 미국이라니, 충격적”이라며 영상 3개를 공개했다. 금발의 백인 여성을 촬영한 영상이었다. 여성은 아파트 입구에 선 채 톨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톨스는 “비켜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여성은 “여기 사느냐”고 질문했다. 톨스는 “이미 답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길을 막지 말고 비켜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여성은 톨스가 몇 호에 사는지 다시 물었다.
두 사람의 언성은 점차 높아졌다. 톨스는 자신의 아파트 키를 꺼내 여성에게 보여줬다. 여성은 그래도 요지부동이었다. 톨스는 결국 여성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여성은 톨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탔다. 톨스가 “나를 따라올 거냐”고 묻자 여성은 “그렇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고 싶다”고 답했다. 승강기에서 내린 톨스는 “난 내 집에 간다. 돈을 지불한 내 집”이라며 빠르게 걸었다. 여성은 톨스의 뒤를 쫓았다.
영상은 여성이 끝내 톨스의 집 앞까지 따라오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톨스는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여성은 내가 이 고급 아파트에 살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듯하다”며 “30분쯤 뒤에 여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내 집 문을 두드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톨스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에 산다.
여성의 이름은 힐러리 뮐러로,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한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톨스가 올린 영상이 확산되자 뮐러가 근무했던 회사는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렸다. 영상을 확인했으며, 뮐러를 즉각 해고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 측은 “우리는 다양한 인종적 배경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며 “우리는 이 사실이 자랑스럽고, 결코 인종차별이나 인종차별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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