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거나, 우리의 것을 갈고 닦거나

Է:2018-10-16 18:20
ϱ
ũ
아프리카 서포터 ‘투신’ 박종익. 라이엇 게임즈

“중국 팀의 과감함과 정확한 판단을 배워야 합니다.”

15일 그룹 스테이지란 이름의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아프리카 프릭스 서포터 ‘투신’ 박종익의 말이다. 이날 팀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진출을 확정지은 그는 모든 경기를 마친 뒤 이처럼 말했다.

전날까지 1승2패로 주춤했던 아프리카는 15일 3전 전승을 거둬 4승2패로 A조 1위에 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특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운영 방식으로 쟁쟁한 타 지역 강호들을 모두 잡았다. LCK 내에서도 가장 신중한 게임을 추구하는 팀다웠다.

하지만 박종익은 타 지역으로부터 보고 배울 게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대회에서 연전연승 중인 중국 프로 리그(LPL)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우리 팀은 조금 더 과감해야 하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 “LPL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과감하고, ‘고민하면 사라지는 타이밍’을 칼같이 알고 있다. 이는 보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kt 서포터 ‘마타’ 조세형.

“어느 팀이든 우리만 잘한다면 이길 수 있다” (kt ‘마타’ 조세형)

반면 자신의 것을 갈고 닦는 데 힘쓰는 팀도 있다.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kt 롤스터가 그런 팀이다. kt 주장 ‘스코어’ 고동빈은 12일 에드워드 게이밍(EDG·중국)을 꺾은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롤드컵 메타 파악을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금 더 ‘우리의 게임’을 완성시키는 데 집중할 것 같다”고 피드백 방향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럽 역시 자신의 것을 갈고 닦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그룹 스테이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조기 귀국 길에 올랐지만, 14일 로열 네버 기브업(RNG·중국)과 젠지(한국)를 꺾어 강한 인상을 남겼던 팀 바이탈리티(유럽)가 그 예다.

팀 바이탈리티 ‘야마토캐넌’ 야코브 메브디 감독은 탈락이 확정된 후 방송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쫓지 말고, 누군가를 베끼지 마라”라며 자신만의 철학과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과 중국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서구권 팀들에게는 경종과도 같았던 한 마디였다.

경기를 앞둔 팀 바이탈리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단합하고 있다.

15일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와의 외나무 대결에서 승리해 8강행 막차를 탄 G2 e스포츠(유럽)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만의 카드가 있었다. 2위 결정전에서 꺼내든 필승 카드 하이머딩거가 바로 그것이었다. 현재 메타에서 다소 동떨어진 픽이지만, 그걸 무시할 수 있을 만한 파괴력이었다. G2는 2015년 창단 이후 첫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롤드컵도 어느덧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선수들은 수면 시간도 아껴가며 각자의 방법으로 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는 질 높은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다. 다른 이를 보고 배우는 것과 자신의 것을 갈고 닦는 것. 무엇이 정도(正道)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두 갈래 길의 목적지는 같다. 승리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