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못 쓰게 된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수량을 잘못 파악하거나 장부 입력을 잘못하는 실수로 32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엔 한국전력공사가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일보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한전이 지난해 3969억원 자산을 ‘제각’하는 과정에서 326억원이 실수로 잘못 처리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여기서 제각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유형 자산을 보유 자산 내역에서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전은 자산을 제각하면서 원래 가치에서 현재 가치를 뺀 만큼을 손실로 처리한다. 이를테면 100원을 주고 구입한 수명 5년짜리 전선의 가치를 5년이 지난 현재 10원이라고 가정하면 -90원으로 입력하는 방식이다. 현장 감독은 제각되는 자재 내역을 확인하고 한전 데이터베이스(DB)에 입력한다.
지난해 사용기한이 만료된 전력량계를 교환하는 실효계기교환공사 과정에서 25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의원실은 이 손실이 발생한 경로를 추적한 결과 한전 DB에 기록돼 있던 전력량계의 정보와 실제 현장에서 운영 중인 전력량계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전이 배전 자산을 ‘제각’ 처리한 내역 중 수량 당 손실이 2000만원 이상 발생한 경우를 조사했더니 72건의 배전 공사 중 가스절연개폐장치 등 13개 품목 84개 장비에 대한 제각 손실이 66억8490만원이나 과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또한 애초 배전 자산을 취득하면서 수량을 실제로 적게 입력하는 등의 착오로 생긴 손실이다.
한전은 이 같은 과다 손실의 원인으로 직원들의 회계 업무 미숙, 회계 업무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처분 대상이 아닌 자산이 326억원 어치나 단순 착오로 손실 처리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기업의 자산은 국민의 혈세로 관리되는 것인데 한전은 이를 매우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