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실험실(담당교수 김태원)과 생명다양성재단(이사장 엄정식)은 9월 8일, 9월 20일 영종2지구갯벌(일명 중산지구)에 서식하는 흰발농게(Uca lactea)의 서식 양상을 조사한 결과 개발계획지 중 한 곳 5950㎡ 면적의 갯벌에 흰발농게가 5만마리 이상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멸종위기2급야생생물이며 보호대상해양생물인 흰발농게의 정확한 서식 밀도와 실태를 알아보고 과학적으로 그 중요성을 검토하고자 한 것이다.
지난 7월 29일 인천녹색연합 영종도갯벌생태조사단이 흰발농게 서식을 확인한 지점들과 다른 곳이다.
이번 조사로 영종2지구 갯벌매립계획지는 흰발농게가 광범위하고 대규모로 집단 서식하는 곳임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갯벌매립계획을 철회하고 갯벌생태공원조성을 적극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1x1㎡ 크기의 작은 방형구 안에 많게는 25개체가 활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밀도로 흰발농게가 발견됐다.
평균 활동 개체수를 바탕으로 도출한 계산에 의하면 조사지역에는 최소 5만4561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갯벌 위에 나와 활동하는 개체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이므로 당시에 활동하지 않고 갯벌에 숨어서 있는 잠재적 개체들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개체군이 예상된다.
조사를 진행한 인하대학교 김태원 교수는 “만약 매립이 진행된다면 이곳에 서식하는 흰발농게는 전체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또한 서식 확인 지역을 제외하고 매립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갯벌의 퇴적상이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흰발농게의 서식처가 유지되기 어렵다. 흰발농게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더라도 비슷한 퇴적상을 지닌 대체지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이식된 지역에서 생존하여 번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만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이지만 이 지역 갯벌에는 이들의 1000배도 넘는 수많은 생명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도를 비롯한 인천갯벌을 오래전부터 각종 목적으로 매립되어 왔지만, 땅이 없어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갯벌을 매립하는 사업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멸종위기2급야생생물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인 흰발농게의 주요서식지인 영종2지구 갯벌의 매립계획은 전면적으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립보다 순천만 갯벌공원과 같은 갯벌의 공원화처럼 갯벌을 살리면서 공원으로 활성화 하는 대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가 최근 소래습지생태공원 내에 생물서식지와 생태휴식공간을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기존 생태공원에 부족한 습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반대로 자연적인 갯벌을 매립하는 영종2지구 갯벌매립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제 갯벌을 보전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도시 인천을 위한 민선7기 인천광역시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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