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10월 A매치로 잠깐의 휴식기를 갖게 됐지만 레알 마드리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레알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인 매체들은 오는 29일(한국시간)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가 그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와 산티아고 솔라리 등 여러 지도자들이 벌써부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하지 못한다면 로페테기 감독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로페테기 감독은 현재 휴식기를 이용해 공격진 조합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은 로페테기 감독의 부임 이후 11경기에서 5승 2무 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레알의 이름에 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여름 유벤투스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했던 시절 겪지 못했던 유례없는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409분 동안 득점이 없었다. 그들의 마지막 득점은 지난달 23일 에스파뇰과 프리메라리가 홈경기 마르코 아센시오의 골이다. 무득점 행진을 하루빨리 깨야한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진을 이끌어왔던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큰 부상은 아니나 약 2주간 출전이 불가할 전망이다. 벤제마는 오른쪽 다리의 햄스트링, 베일은 사타구니가 좋지 못하다. 특히 베일의 경우 그간 지독하게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인 부상이 재발한 지라 불안감이 더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들이 엘클라시코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베일과 벤제마가 복귀하기 전까지 유일한 득점원은 호날두의 뒤를 이어 등번호 ‘7번’을 받은 마리아노 디아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역시 훌륭한 자원이긴 하나 아직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엔 경험적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다. 이제 갓 1군 데뷔전을 치른 선수일 뿐이다. 출전시간을 위해 레반테로 임대를 떠난 보르하 마요랄이 현 상황에서 아쉬움으로 남을 법 하다.
레알은 바르셀로나와의 일전까지 20일 레반테전과 이어 24일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빅토리아 플젠전이 남아있다. 다행히 두 경기 모두 홈경기라는 것이 유일한 작은 위안거리다. 이 두 경기에서 무득점 행진을 깨고 흐름을 전환시켜야 바르셀로나를 격파하기 위한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잇따른 공격진들의 부상과 이탈 속에 자신의 전술적 역량으로 난관을 극복해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까지 걷어차며 잡은 레알 사령탑이지만 부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매우 험난한 고비에 놓였다. 과연 그가 어떤 공격조합을 들고 나올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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