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운 남긴 채 감동의 새드 엔딩

Է:2018-10-0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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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억짜리 ‘미스터 션샤인’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 종영



“우리가 도착할 종착지는 영광과 새드엔딩, 그 사이 어디쯤일까.”

유진 초이(이병헌)의 물음을 빌리면, 이야기의 종착지는 슬픔에 가까웠다. 하지만 드라마 종영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평가만큼은 영광에 더 가까워 보인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지난 30일 24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 기준 18.1%(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제작비만 43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미스터 션샤인’은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연달아 흥행시킨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첫 시대극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매 장면을 한 편의 영화처럼 담아내는 이응복 PD의 연출력과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들의 호연이 만나 작품의 완성도는 더 높아졌다. 이정현 김남희 김용지 등 신인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힘을 보탰다.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 일제의 침탈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난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중요한 뼈대를 이루는 고애신(김태리)과 그를 둘러싼 남자 인물들 간의 로맨스도 의병들의 삶과 밀접히 닿아있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는 “작가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굵직한 서사가 기반이라는 점에서 남녀의 사랑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가던 이전 작품들과 대비된다”고 평했다. 2004년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줄곧 ‘로코(로맨틱코미디)의 여왕’으로 군림한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인물들의 삶을 이끈 건 신미양요, 러일전쟁과 한일의정서 체결 등 큰 역사적 사건들이다. 노비 출신인 유진 초이는 신미양요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 해군 장교가 돼 조선으로 돌아온다. 러일전쟁 후 국운이 빠르게 기울어갈수록 의병 고애신의 총구는 더욱 불을 뿜는다. 시대극이라는 설정은 호불호가 갈렸던 ‘김은숙표 대사’에 무게감을 더해 외연을 넓혔다.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는 액션신도 자연스럽게 담아내면서 그간 포섭하지 못했던 남성과 중·장년층까지 팬층으로 끌어들였다.

주체적 성격을 가진 여성 캐릭터의 등장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의 기존 작품들에서 무게중심은 여성보다는 남성 인물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씩씩하지만 가녀린 여성이 남성의 헌신과 조력에 기대 성장하는 방식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신데렐라 신드롬’을 재생산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극의 히로인인 고애신은 물론 쿠도 히나(김민정)부터 주모 홍파(서유정)까지 모두 저마다의 신념과 역할을 지니고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여성들 모두가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 할 일을 알고 있는 주체적 인물들로 그려졌다는 점이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작 ‘도깨비’의 아성을 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초반의 느린 전개와 역사 왜곡 논란 등이 시청층을 유입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 평론가는 “초반 역사 고증 문제가 시청률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논란을 최소화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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