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몸값 거품, 문제는 구단이야” 연봉 총액 제한 필요

Է:2018-09-24 16:56
:2018-09-24 17:21
ϱ
ũ
KBO 홈페이지 캡처

KBO가 FA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24일 나왔다. 4년 80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선수협회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과열된 FA 시장에서 과도한 몸값 폭등을 막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 사실 여부는 알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만약 제안한게 사실이라면 몸값 거품에 대한 비난여론을 일시적으로 피해보자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선수협에서 뻔히 거부할 것을 알면서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 몸값을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는 게 말이되나.

몸값 거품의 원인부터 잘못 짚었다. 몸값을 올린 건 개인이 아니라 10개 구단이다.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돼 구단끼리 경쟁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달성하기 쉬운 옵션을 붙여 선수들의 몸값을 몰래 올려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해 사실상 ‘다운계약서’를 KBO에 제출하기도 한다. 개인을 옥죌게 아니라 구단을 관리 감독하는 게 먼저인 것이다.

신규 외국인에 대한 몸값 제한도 전형적인 탁상공론이 아닐 수 없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애궂은 외국인 선수 몸값을 먼저 제한해 버린 것으로 풀이된다. 몸값을 제한한다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겠는가. KBO리그 발전 보다는 현실 모면용 술책에 불과한 것이다.

종합해보면 개인 몸값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구단의 연봉 지출 총액을 제한해야 한다. 샐러리캡과 사치세의 도입이 그것이다. 정운찬 KBO총재가 지난 5월 이미 제안한 바 있다. 일정 기준선이 샐러리캡이다. 선수 연봉 합계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메이저리그는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올해 MLB의 경우 40인 로스터의 연봉 총액이 1억9700만 달러를 넘어서면 초과분의 17.5%를 사무국에 납부해야 한다. 이제 KBO리그에도 샐러리캡과 사치세를 도입할 때가 됐다. 이미 우리나라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출범 때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선수단 연봉 총액을 제한하고 이를 넘을 경우 사치세를 물린다면 일정정도 ‘묻지마 FA’ 대박을 막을 수 있다. 특정 구단에 좋은 선수들이 몰리는 현상도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구단을 옥죌 수 있는 장치 마련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샐러리캡과 사치세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구단들이 정확한 연봉 정보를 공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에 구단이 공식 기관의 공인 절차를 거친 계약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검증 절차를 거칠 수 있는 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키지 않는 구단에 대해선 가혹할 정도의 기금 갹출을 요구해야 한다.

KBO는 몸값 거품 문제의 근원을 제대로 보기 바란다.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진영이 내건 선거 구호가 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지금 말하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개인 아닌 구단이야”라고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