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4일(이하 현지시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기존 관세 부과 대상이었던 500억 달러를 포함하면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액(5055억 달러)의 절반이 관세를 물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백서를 발간해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을 비판하면서도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0시부터 2000억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5740여개 품목에 대해 10%의 관세를 물렸다. 이 품목에는 가구, 가전, 식품, 의류 등 생활용품 및 소비재가 포함돼 있어 미국 소비자와 중국 기업 등에게 적잖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이번 2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25%로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 관세 부과 대상을 중국산 수입품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날 중국 국무원은 ‘중·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한 사실 및 미국과 무역 마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주제로 백서를 발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백서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는 2017년부터 ‘미국 우선주의’라는 구호 아래 상호 존중과 국제 관계를 이끄는 동등한 협상 등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며 “대신 일방주의·보호주의·경제 패권주의를 자행하며 다른 나라, 특히 중국에 대해 근거 없이 비난하고 관세 부과 등 극단적 경제 조치를 이용해 협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양국 간 경제 시스템과 발전 속도가 달라 무역 마찰에 존재하는 건 정상적인 일”이라며 “문제는 어떻게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면서 이견을 조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미 간 경제 및 무역관계는 세계 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며 “양국에게 협력은 유일한 선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 관세 조치를 시행키로 확정하자 오는 27~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간 무역협상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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