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셋째 날인 20일 백두산 천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소원이었던 백두산 방문을 이뤘다며 “백두산 관광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33분쯤 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는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동시에 도착해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제가 (김정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는데,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며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며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할 것”이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백두산 관광 시대’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천지를 내려다보며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가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두 정상 내외는 장군봉에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 쪽으로 내려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물을 담아 왔다”며 물이 담긴 생수병에 천지 물을 합수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정상 내외는 백두산 방문을 마치고 오찬 장소인 삼지연초대소로 이동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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