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노쇼(No Show)’ 논란을 일으킨 여야 3당 대표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하게 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였다고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김 위원장이 어제 만찬장에서 지시를 하셨다”고 밝혔다.
이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상임위원장과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면담 장소에 들어서기 전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할 것”이라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말했다.
전날의 노쇼 논란도 해명했다. 이 대표는 “어제 정상회담 배석자 수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님들이 이쪽에 합류했다”며 “당 대표들만 따로 만나려고 얘기를 했는데, 그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다”고 했다.
애초 3당 대표는 18일 오후 3시30분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최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을 면담하기로 했으나 약속된 장소에 사전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북측 인사들은 1시간 가까이 텅 빈 회의장을 지키다 돌아갔다.
비슷한 시각 김 상임위원장은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을 접견했다. 이 대표는 “(김 상임위원장과 면담에) 장관님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갑자기 합류했다”며 “숫자가 많으니까 3당 대표들 (일정은) 따로 조절했어야 했는데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연회장에서 ‘이렇게 됐는데 오늘 면담을 해야 된다’고 하니까 김 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된다’고 즉석에서 지시하셨다”고 덧붙였다. 남측 방북단을 환영하는 만찬은 18일 오후 8시40분쯤 평양 목란관에서 열렸다.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오후 10시53분쯤이 돼서야 끝났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면담 불발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은 3당 대표와 만나 “통신을 통해서 자료를 읽을 때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해찬 선생과 옛 추억에 잠기곤 했다”며 “정동영 선생도 남녘에서 무슨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다른 동무들 통해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에게도 “아름다운 마음으로 더 뜨겁게 합심해서 통일 위업 성취에 매진해 나가자”고 했다.
이해찬 대표도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다”고 화답했다. 면담은 약 40분간 진행돼 오전 10시40분쯤 끝났다.
평양공동취재단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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