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평양 목란관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열렸다.
남북 두 정상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마주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첫 번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왔으나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하늘길을 이용해 북으로 향했다. 이로써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평양 땅을 밟은 세 번째 대통령이 됐다.
방북 첫날 만찬이 열리는 목란관 1층 로비에는 남측이 선물로 준비해온 대동여지도가 자리했다. 이 지도는 이어진 길을 따라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만찬 메뉴표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여사께서 주최하는 연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만찬에는 남북 정상 내외를 비롯해 남측 공식·특별·일반 수행원 200여명과 북측 수행원 50여명이 참석했다.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도 전자바이올리니스트와 입장했다. 남측에선 마술사 최현우와 가수 알리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내외가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등이 앉았다.
북측에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상 내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만찬 메뉴로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가 준비됐다. 만찬주로는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이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다.
또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를 위해 나는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또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이며, 김 위원장과는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더불어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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