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하루 전 벌어진 정경두 ‘北 주적론’ 공방

Է:2018-09-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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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적론’ 검증 공방이 벌어졌다. 국방백서에 명시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개념을 놓고 정 후보자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였다.

자유한국당이 포문을 열었다. 황영철 한국당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방백서에 기록된 ‘북한군은 우리 적’ 표현의 삭제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장관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황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정 후보자는 “삭제 추진이 아닌 다양한 각도에서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 그 결과를 12월에 발간할 국방백서(2018년판)에 명기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객관적으로 답하지 말고 후보자의 입장을 말하라”며 “‘북한군은 우리 적'이라는 문구가 현실적으로 삭제, 또는 조정될 이유가 있느냐”고 거듭 물었다.

정 후보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으로 (적이) 제한된 부분은 상당히 축소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영토·영공·영해에 위험을 가하고, 테러·사이버 안보·해킹 등 모든 부분을 종합해 망라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표현을 (국방백서에 명시)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국당에서 지난 7월 탈당한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황 의원의 의견을 거들어 공세를 이어갔다. 서 의원은 “북한군은 우리 적이다. 군인에게는 분명히 주적이라고 본다. (정 후보자의) 서면 답변을 보니 어물어물해 실망했다”며 “나는 ‘북한이 적이다’라고 말하는 장관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국방백서에 ‘주적’이 북한군으로 명시돼 있다. 선배 장관들 모두 (주적을) 북한군이라 했다. 그게 다 잘못된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정 후보자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용어를 수렴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2016년 국방백서 제2장(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정책) 제2절(국방정책)의 1항(국방목표)에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2016년판은 최신판이다.

국방부는 1995년 국방백서부터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했다. 주적론은 2004년판에서 빠졌고 2010년판부터 다시 등장했다. 다만 표현은 ‘주적’이 아닌 ‘우리의 적’으로 변경됐다.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북한 평양에서 세 번째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주적론을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주적론 공세를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되받았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우리 국민과 국토를 침해하려는 어떤 세력도 적이지 않은가. 북한을 적으로 표현하든 아니든 침범하면 적이다. 조금 불필요한 논쟁이 아닐까 싶다”며 정 후보자를 거들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일본에서 주적 개념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도 상시 전쟁체제지만 주적을 어느 특정 국가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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