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해저터널 건설은 한일 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남북과 북미관계가 진전되면서 동북아와 유라시아 연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한일 양국 전문가들이 부산에 모여 찬반 논쟁을 벌였다.
사단법인 한일터널연구회(공동대표 서의택·이용흠)는 연구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12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 더베이101 마린홀에서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일본인을 포함한 3명의 주제발표와 4명의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부산대 정헌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는 박진희(한국해양대) 교수가 ‘한일해저터널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고찰’, 일본 니시가와 요시미츠(동양대) 교수가 ‘한일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 박성렬 박사가 ‘태평양 문화권 플랫폼-한일해저터널’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박진희 교수는 “한일해저터널은 한일 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와 동북아 경제통합차원의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고, 투자대비 운행수익 뿐만 아니라 국토전반과 국민경제에 파급되는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시가와 요시미츠 교수는 “한일해저터널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적 프로젝트’이며, 한일터널은 한일 양국민의 ‘마음의 터널’도 구축할 수 있고, 한반도의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프로젝트이고, 동북아지역 협력기구의 창설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렬 박사는 “한반도의 꿈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변국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한국은 동북아의 상생협력을 선도하는 가교국으로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서세욱(부산을 가꾸는 모임 회장)씨가 진행한 패널토론에서는 일본의 히라노 야쓰시(일한터널연구회 사무국장 대행), 아동욱(부경대 명예교수),신장철(숭실대 교수), 최치국(부산대학교 도시문제연구소 특별연구원)씨 등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일터널연구회는 2008년 창립되어 부산의 대표적 원로 학자인 서의택 부산대 석좌교수(현 동명문화학원 이사장), 이용흠 일신설계 회장 등 수도권과 부·울·경지역에 320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순수 연구기관이다.
연구회 자문에는 김인호(전 한국무역협회 회장), 권태신(전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이관세(전 통일부 차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한일 양국은 20여년 전부터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여왔는데 그 과정에서 해저터널의 위치가 다양하게 거론됐다.
그동안 거론된 위치는 한국의 거제도~일본의 대마도~나가사키 옆 이키섬~규슈 등의 방안이 그 중 하나다.
바다 밑에 건설하는 것보다는 중간 경유지를 둬 터널 관리 및 관광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실제 공사에서도 유리하고, 사고 등 비상시 피난을 위한 거점으로도 3개 섬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 3개 섬이 있는 대한해협 내 부산해협(대한해협 서수로), 쓰시마해협(대한해협 동수로), 이키해협 등은 수심이 최대 230m 정도로 현재 기술로 터널 굴착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저 지반은 구간마다 유불리가 있다. 쓰시마해협과 이키해협은 퇴적암, 화성암, 현무암 등 비교적 단단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한해협은 암석화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덜 단단한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기술적 보강이 필요하고, 아울러 긴 공사 기간을 염두에 두고 계절 태풍과 빠른 조류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해저터널이 건설될 경우 화물 운송과 통행료 등 연간 수 조원의 이익이 생길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100조원 대에 달하는 공사비”라고 지적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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