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정권 수립기념일인 9·9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AP, AFP, 교도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정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이 개최됐지만, ICBM은 등장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P는 평양발 기사에서 “대규모 열병식에 첨단 미사일들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열병식의 절반 정도가 경제 건설을 위한 북한 국민들의 노력들을 보여주는데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9·9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ICBM을 공개할지는 첨예한 주제였다. 북한이 ICBM을 공개한다면 한국은 물론 미국을 자극해 그동안의 대화 국면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북한은 지난 북·미 대립이 계속되던 지난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에서는 ICBM인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을 공개한 바 있다.
때문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미국과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을 직접 참관했지만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막사를 했다. 개막사의 내용은 주로 경제적 발전 목표를 역설하는데 집중됐으며, 북한의 핵역량을 과시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열병식이 끝난 후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손을 잡는 포즈를 취하며 북·중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다만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서는 ‘최강의 전쟁 억제력’을 가졌다고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위대한 인민의 나라, 우리 공화국의 앞길에는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가지게 된 것은 민족사적 승리”라고 주장했다. 최강의 전쟁억제력은 ICBM을 포함한 핵무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공화국은 어떤 대국도 무시하지 못하고 존중하는 나라, 주변 형세와 국제정치 흐름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군사강국으로 세계무대에 당당히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인민은 제국주의 노예가 되지 않고, 고난과 행군과 같은 처절한 시련도 겪지 않으며,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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