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20도 가량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시스템 부재가 불러온 사고”라며 “우리 사회는 세훨호 참사를 겪은 뒤에도 바뀐 게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3월 상도유치원 의뢰를 받아 유치원 옆에 있는 신축 다세대 주택 공사 현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었다.
그는 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사고 원인으로 상도유치원 인근에서 이뤄진 ‘굴착 공사’를 꼽으면서 “상도유치원 인근 다세대 주택 공사 현장을 보니 굴착이 80% 정도 진행된 것 같다. 그 지역이 편마암 지대로 붕괴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편마암엔 단층이 있는데, 단층이 무너지게, 위험하게 돼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5개월 전에도 굴착을 하고 있어 주의를 줬었다. 지질에 맞는 조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자문의견서를 통해) 이 부분 보강을 지적했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태풍의 영향이 가장 큰 붕괴 원인이지 않냐’는 질문엔 “아니다. 아픈 사람이 술을 마시면 죽을 수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술을 마시면 괜찮듯이, 태풍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태풍이나 비 등 날씨가 촉진했을 뿐이지, 이미 붕괴요인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5개월 전에 이미 이 같은 상황을 예견했었다. 그런데 구청, 시청이나 국토부는 그동안 뭐했나”라며 “관련 공무원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가 나고 나서도 우리 사회는 바뀐 게 별로 없다. 산사태나 화재도 다 마찬가지”라며 “현장에 있는 국민들은 위험하니까, 실감이 나니까 잘 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시스템이 없다. 각 지자체에 계신 전문가들로 재난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고가 나면 실무자들 몇 명 잡아넣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희생양만 만드는 것이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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