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5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돌아온 대북특사단의 성과에 대해 혹평했다.
나 의원은 6일밤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북특사단이 어김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아무런 변화 없이 비핵화 실천을 주장하는 북한의 도돌이표 같은 발언에도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다음 것을 내어주지 못해 안달”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은 5일 당일치기로 방북한 뒤 김 위원장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또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나 의원은 또 정 실장이 방북 브리핑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 개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우려를 제기하는데도 곧 개소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방북시에 남겨놓은 약속이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도 있지만 지난 북·미정상회담에서 보듯 결국 빈 수레에 그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연락사무소 개소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기국회에서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도 “판문점선언에서의 비핵화는 그저 ‘선언’에 불과한 반면 남북경제협력은 우리 국민에게 분명한 의무로 부과되는 일”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선언의 대전제이자 조건인 비핵화가 한 걸음도 진척되지 못한 상황에서 판문점선언을 비준 동의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을뿐더러 결코 동의할 수도 없다. 비핵화 속도와 평화 속도의 미스매칭은 결국 재앙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나 의원은 “문 대통령은 방북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약속은 물론 실질적인 이행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며 “또다시 두루뭉술한 선언, 실체 없는 약속만을 들고 와 다음 진도를 나간다면 비핵화는 물론 북·미관계, 한·미관계까지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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