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를 망치로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에게 1심 법원이 살인미수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6일 열린 김씨의 살인미수 등 혐의 국민참여재판 선고공판에서 김씨에게 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건물주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다치게 할 의도로 폭력을 휘두른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면서 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사건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다수 의견은 징역 2년 이상이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검찰은 전날 결심공판에서 “상당기간 격리가 필요하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 6월7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거리에서 건물주 이모(60)씨에게 망치를 휘둘러 부상을 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골목길에서 차량으로 이씨를 들이받으려다가 지나가던 염모씨를 쳐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2016년부터 종로구 서촌의 궁중족발 건물 임대료 문제로 이씨와 갈등을 겪어왔다.
2009년 5월 영업을 시작한 김씨는 개점 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263만원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상가임대차 계약을 했다.
이후 2015년 12월 건물을 인수한 이씨가 건물 리모델링 명목으로 일시적 퇴거를 요구하면서 공사 이후 재계약 조건으로 보증금 1억원·월 임대료 1200만원을 제시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피고인신문에서 눈물을 흘리며 “건물주를 죽일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씨에게 사과를 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차량으로 밀어붙여 다친 행인 염씨에 대해서도 “내가 억울하다고 해서 생면부지 사람을 나처럼 억울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어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며 사죄했다.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김씨 변호인이 “월 임대료를 그렇게 올린 건 사실상 나가라고 한 거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법원 감정 결과 적정 월 임대료가 304만원으로 나온 것에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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