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은 현재진행형인 2018년 야구계 가장 뜨거운 이슈의 중심 인물이다. 지난해 말 군경팀 입단 대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입성을 노린다는 입장을 밝힌 뒤 시작된 ‘병역 혜택’ 논란은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지난 6월부터 과열됐다. 여론은 곱지 않았다.
오지환은 대표팀 소집 후 시작된 훈련부터 대회를 마치고 입국하는 지난 3일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는 말만 남긴 채였다. 엄청난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예상된 상황이었다. 결국 추측만 무성해졌다.
침묵하는 동안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특히 당초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던 인도네시아전에서 장염으로 결장하면서 대표팀에 큰 도움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오지환은 별다른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입국했다.
얄궂게도 대회 뒤 첫 경기부터 오지환은 9회초 2아웃 팀이 한 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타석에 섰다. 이미 세 번의 타석에서 맥없이 물러났다. 초구도 헛스윙했다. 그런데 예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이 벌어졌다. 오지환이 밀어친 타구가 한동안 떨어지지 않고 쭉쭉 뻗다 좌측 펜스 뒤에 떨어졌다. 극적인 동점 홈런이었다. 비록 팀은 9회말 패했지만 그의 활약은 모든 야구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예상치 못한 오지환의 활약은 5일 팀 승리로까지 이어졌다. 앞선 세 타석에서 2루타 2개와 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한 오지환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기술적인 번트 안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복귀 후 2경기에서 그가 올린 성적은 7타수 4안타에 홈런 1개, 2루타 2개였다.
오지환은 5일 경기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예상대로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죄송하다”는 말이었다. 모든 팀의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이 자신 때문에 논란이 돼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며 부모님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비판은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말도 했다. 오지환은 “모두 제가 마땅히 들어야하는 말이었다”며 “실력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다. 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염으로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팀에 도움되고 싶었는데 몸이 좋지 않아 도움이 못됐다”고 답했다. 이어 오지환은 “현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하자”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꼬리표가 계속해서 따라붙을 텐데 어떻겠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오지환은 만 28세의 젊은 선수고 팀의 주전이다. 병역 혜택까지 받은 이상 긴 선수생활이 남아있다. 그런 오지환에게 이 질문은 앞으로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냐는 질문과도 같았다.
오지환은 이에 대해 “부담은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라며 “올해 당장 그만 둘 것이 아니다. 앞으로 보여드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도 군경팀 입단을 포기하고 이 선택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도)열심히 하겠다”는 답변도 이런 생각과 연결됐을 것이다.
그 말대로 오지환에게는 아직 길고 긴 선수생활이 남아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내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고,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명확히 답변했다. 이후 응원과 함께 ‘병역혜택을 노렸다’는 비판을 들어야 할 오지환이 선수생활을 하면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인터뷰였다. 그리고 지난 2경기에서 오지환은 오히려 대표팀 소집 전보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원=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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