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의 유럽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현우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받아 앞으로 선수 커리어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김승규에 이은 두 번째 골키퍼로 선발됐다. 하지만 조별예선에서 연이은 선방으로 한국의 골문을 지켜내며 적지 않은 나이에 대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조현우의 활약에 집중했다. 특히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마누엘 노이어와의 대결에서 잇단 선방쇼를 펼치며 경기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조현우 역시 유럽진출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일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 직후 “많은 분의 기대가 크셨는데, 유럽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달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현우가 유럽진출에 성공하게 된다면 한국인 골키퍼 중에 두 번째다. 첫 번째 골키퍼는 K리그 최장거리 득점 기록 보유자인 권정혁이다. 그는 2009년 핀란드 프로축구 베이카우스리가(1부리그) 로바니에멘 팔로세우라로 입단해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핀란드는 단 한 번도 월드컵과 유로 본선에 오른 적이 없을 정도로 유럽축구에 있어선 변방 국가다. 기후 문제로 추춘제(가을에 시작하여 이듬 해 봄에 종료하는 시즌제)로 운영되는 등 유럽축구의 흐름하고 여러 상이점도 있다. 조현우의 유럽진출이 더욱 특별해지는 이유다.
조현우의 유럽진출 걸림돌로 꼽히는 부분은 의사소통 문제다. 위치지정 등 여러가지 문제로 수비수와 끊임없이 소통해야하는 골키퍼의 포지션 특성 상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기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앞서 대표팀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선배 골키퍼 김병지와 이운재 역시 이러한 언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신체조건에서 골키퍼로서 동양인이 가지는 불리함도 있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구에 손 크기 역시 작기 때문이다.
유럽진출에 성공한 동양인 골키퍼중엔 대표적으로 일본의 가와구치 요시카츠와 오만의 알리 알 합시가 있다. 가와구치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포츠머스에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덴마크 리그 노르트잴랜드에서 활약했다. 그 뒤를 이어 가와시마 에이지는 덴마크 리그로 진출해 현재 프랑스 2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양인 골키퍼 중 가장 성공적인 유럽 생활을 보낸 알 합시는 볼턴 윈터러스를 시작으로 위건 애슬래틱 등 여러 클럽들을 옮겨 다니며 현재는 잉글랜드 챔피언쉽(2부리그) 소속 레딩FC에서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다.
다음은 조현우다. 조현우는 지난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공중볼 처리와 넓은 위치에서의 클리어링 등 유럽 골키퍼를 넘어설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했다. 2018-2019시즌이 끝나면 그의 본격적인 이적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조현우의 차기 행선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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