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속 하루]2등 이야기-‘코리아’(번외)

Է:2018-09-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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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뜨거운 감동이 매 경기 펼쳐졌다. 자카르타에 도착 후 첫 경기를 취재했을 때다. 사진기자가 봤을 때 경기 사진보단 남북이 서로 손을 잡거나 함께 대화를 나누는 등 친밀한 듯한 모습 만을 취재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남북이 함께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는 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북 단일팀으로 함께 훈련한 1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그들은 하나가 되어 있었다. 2시간의 경기에서 단 한 번의 서로를 격려하는 찰나를 포착하는 것이 아닌 매 순간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서로를 끌어주고 격려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이 더 이상 사진기사로 매력이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남북 단일팀이 아닌 진정한 '코리아'였다.

여자 농구 남북단일팀 이문규 감독(맨 오른쪽)을 비롯한 우리측 선수단이 북측 선수 장미경(오른쪽 순서대로), 김혜연, 노숙영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취재를 하며 울컥한 적이 몇 번 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넘어진 선수들을 일으켜주는 모습들을 보며 그들의 진심이 카메라를 넘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분단의 현실 속에 필히 존재하는 헤어짐을 미리 그려보게 된다. 그들의 경기는 감동적이지만 현실은 너무나 가혹해 보였다. 매 순간의 아름다움이 정치의 도구로서 이용당하는 현실이 슬펐다. 메달의 성취감과 다가오는 이별이 상존했다.

여자 농구 남북단일팀 북측 선수 김혜연(왼쪽)과 노숙영이 우리측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리 울지 않기로 했잖아"
그들의 헤어짐은 경기만큼 아름다웠다. 남북 선수단은 3일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들의 인사는 눈물 대신 웃음을 택했다.

북측 정성심 코치와 장미경 선수가 버스에 올라 배웅 나온 남측 선수단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승패를 떠나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들의 경기가 이제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던 이들의 이야기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메달을 획득하며 이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자카르타=사진·글 윤성호 기자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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