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조현우의 아버지인 조용복씨는 지난 1일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내내 기도하는 마음으로 TV 앞을 지켰다고 한다. 조씨는 “경기를 보며 이렇게 가슴 졸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잇따른 선방쇼를 펼치며 아들이 유명해졌을 때, 조씨는 “아들이 초등학생 때에는 원래 태권도 선수로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했다”고 말했었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대회 출전을 준비했을 정도로 조현우는 운동 신경이 탁월했다. 조현우는 어린 시절 목표로 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태권도가 아닌 축구 종목에서 목에 건 셈이다.
조씨는 지난 월드컵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더욱 가슴 졸이며 봤다. 마음이 더 쓰였던 이유 중 하나는 부상 때문이다. 그는 “부상으로 힘들었을 텐데, 잘 참고 견뎌낸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이란과의 16강전 경기에서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다시 선발로 복귀한 베트남과의 4강전 후반에도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들은 금메달이 절실하기도 했다. 조현우는 프로축구 선수가 된 이후에는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군대 문제만 해결되면 편하게 모실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생업 때문에 아들의 경기에 응원을 가지도 못했고, 남들만큼 전폭적인 지원도 못 해줬다고 자책하는 조씨에게는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말이었다. 조현우는 학생 시절부터 어른스러웠다. 평소 조씨에게 “내가 이다음에 좋은 선수가 돼서 돈 많이 벌어다 줄게요”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한국의 골문을 잘 지킨 조현우는 아버지와의 약속도 지킨 셈이다. 아들이 와일드카드로 김학범호에 승선한 이후부터 매일 같이 기도하는 심정이던 조씨도, 이젠 조금 마음이 놓였다. 조씨는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아들의 선방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의 슈팅이) 빠른 킥이라서 시선이 못 쫓아갈 지경이었는데, 정말 잘 막아줬다”며 아들을 칭찬했다. 조씨는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해준 덕분”이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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