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마지막 한 걸음을 떼면 정상을 밟는 중압감에 한일전의 부담감까지 더해진 승부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그렇게 선수 개인은 물론 국민적 염원이 담긴 승리를 쟁취했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한 한국 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 1로 제압했다. 정규시간 90분을 득점 없이 끝내고 연장전 30분 동안 두 골을 넣어 승부를 갈랐다. 골은 모두 연장 전반 3분부터 8분 사이에 터졌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최종 전적은 6승1패.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1대 2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제외하고 이란(16강·2대 0 승) 우즈베키스탄(8강·4대 3 승)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4강·3대 1 승)에 이어 숙적 일본까지 난적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어느 나라보다 많은 통산 5번째 금메달(은·동메달 3개)을 획득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염원했던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에서 남자 국가대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하면 병역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손흥민은 이제 빅리그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가 올 상반기에 책정한 손흥민의 몸값은 9040만 유로. 우리 돈으로 1172억원이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해트트릭만 두 차례 달성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7경기에 모두 출전해 9골을 넣었다. 단일 대회 해트트릭 2회는 한국 축구에 없던 기록이다. 한때 김 감독과 프로축구 성남FC에서 쌓았던 사제관계로 와일드카드에 발탁됐다는 이른바 ‘인맥축구’ 논란을 불렀지만 이제 당당한 금메달 주역이 됐다.
한국은 일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한국의 공 점유율이 한때 65%를 상회했다. 해외파 없이 21세 이하로 대표팀을 구성해 한국보다 열세였던 일본은 한일전 특유의 투지를 발휘했다. 중원과 후방의 7명으로 부족하면 공격수까지 10명으로 골문 앞을 틀어막아 한국의 파상공세를 저지했다. 그렇게 질식수비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일본의 질식수비를 뚫은 해결사는 우리 공격수 이승우(헬라스 벨로나)였다. 이승우는 연장 전반 3분 손흥민이 일본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던 중 흐른 공을 왼발로 때려 골문 상단을 열었다. 주저하지 않고 슛을 때린 자신감이 빛났다. 사실상 ‘텐백’으로 골문을 틀어막은 일본은 이때부터 공격으로 전환했다.
우리 공격수 황희찬(함부르크)은 연장 전반 11분 추가골을 넣었다. 일본 진영 왼쪽에서 올라온 공을 머리로 밀어 넣었다. 일본은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골문을 틀어막은 쪽은 한국이었다. 우리 골문 앞에는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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