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은메달로 마무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딛고 아시아 최강 중국을 결승에서 몰아붙였다. 팁오프 이후 0-10까지 일방적으로 밀렸던 경기를 모든 선수가 허슬 플레이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단일팀을 지휘한 이문규 감독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 경기장에서 중국에 65대 71로 분패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마치고 “단일팀이 이렇게 센 팀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이문규 감독
-총평을 부탁한다.
“우선 단일팀이라는 것을 조직해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선수들과 어울리며 게임을 해왔는데, 감독 입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이 해줬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박)지수가 WNBA에서 열심히 하다 합류해 4강전과 결승전을 뛰었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울고 있어서…(박지수는 이 감독의 옆에서 울고 있었다. 이 감독 손을 뻗어 박지수의 어깨를 다독였다).
어쨌든 우리 팀은 남들이 볼 때 30%의 승률을 갖고 있다고 봤을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선수들이 해줘 고마웠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또 중국 팀도 우리랑 맞붙어 ‘아! 단일팀이 이렇게 센 팀이구나’ 하는 것도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선수권을 기약하겠다.
-은메달은 저평가할 수 없다. 지금까지 중국과의 결승에서 배운 점에 따라 앞으로 더 잘 하려면 어떻게 것이 필요한가.
“남측과 북측이 한 팀을 이뤄 게임하게 된 것은 어쨌든 한민족이기 때문에 민족의 어떤 것,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같이 합쳐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나 하고 생각했다. 북측에도 좋은 선수들이 몇 명 더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 볼 때 앞으로 그런 선수들과 시간만 많이 주어진다면 단일팀으로서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앞으로 (남북관계와 단일팀 구성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감독 입장에서 모르기 때문에 당장 우리가 세계선수권을 9월 23일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다. 또 올림픽 예선전도 있다. 그 기간을 통해 연습이 이뤄진다면, 과거 2000 시드니올림픽 때 4강, 2002 베이징 세계선수권 4강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두 ‘나라’가 한 팀인 게 매우 놀랍다. 단일팀은 어떤 의미인가. 세계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정치적으로 난 잘 모르겠고…(이 감독은 이때 웃음을 지었다). 단지 내 생각은 한민족이 한 팀을 구성해 게임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에 만족한다고 느끼고 있다.”
센터 박지수(남측)
-경기 초반부터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분전했다. 체력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가.
“사실 운동선수가 체력이 부족해 경기를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 같다(박지수는 질문을 받기 전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이때 다시 마이크 내려놓고 눈물을 쏟았다). 언니들이 정말 너무 잘했다. (임)영희 언니에게 고맙다. 내가 계속 못 뛰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접전을 한 경기가 너무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 스스로에게 점수를 줄 수 없을 만큼 아쉬운 경기다.”
주장 겸 포워드 임영희(남측)
-주장으로서 남북 단일팀을 이끌었다. 내일이면 헤어진다. 감회가 있을 것 같다.
“이 감독님 말씀하셨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이 시간이 좀 부족했던 점 같다. 그렇지만 우리가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딴 것에 대해서는 나 또한 선수들에게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박)지수도 나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내 생각에는 지수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남․북한에서 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해 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한다. 그렇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에 만족을 하고 싶다. 북측 선수들과 짧은 기간이지만 한 가족같이 잘 지냈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일팀 해산) 일정은 전해들은 게 없다. 오늘 저녁 (북측)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하고 오랜 시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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