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구가 자그마한 백구가 빈 빌라 현관 앞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린다. 집은 오랫동안 빈 흔적이 역력했다. 보다 못한 이웃이 백구에게 사료를 챙겨줘 보지만 백구는 잘 먹질 않았다. 백구는 집 앞에서 주인만을 기다렸다.
19일 SBS 'TV 동물농장'에 나온 백구의 사연이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백구는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는 할아버지를 계속 기다리던 것이었다. 애처롭게 문 앞을 지키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방송에는 열흘 남짓 문 앞을 지키는 백구의 사연을 전파를 탔다. 이웃집 여성이 제작진에 연락했다. 제작진이 만난 백구는 한 빌라의 현관 앞에서 문 쪽만 바라본 채 앉아 있었다. 이웃은 안타까운 백구의 모습에 사료 등을 챙겨줬지만, 백구는 그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제작진은 사라진 집 주인을 수소문했다. 90세가 넘은 할아버지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백구는 그 과정에서 집 밖에 방치됐다. 매일 진료하는 의사도 못 알아볼 정도로 인지장애가 심했다. 치매였다. 그러나 백구의 사진을 보여주자 할아버지는 “장군이”라면서 백구의 이름을 또렷하게 기억해냈다.
할아버지는 제작진에게 "병원에 갑자기 오게 되어서 온다고 말도 못 하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할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장군이가 찾아가 서로 만나는 장면도 나왔다. 동물농장 진행자인 방송인 정선희는 백구의 사연에 눈물을 흘렸다.
TV동물농장 제작진은 반려견을 돌볼 형편이 되지 않은 할아버지를 대신해 장군이를 키워줄 가족을 찾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02) 2113~3456으로 전화하거나 http://tv.sbs.co.kr/zoo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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