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고 애 낳음?” 7남매 가정에 쏟아진 막말…악성 댓글 고소

Է:2018-07-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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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 후 7남매 가정에 막말 비난 쏟아져…악성 댓글 작성자들 경찰에 고소키로


“7명은 짐승도 아니고 그냥 다 싸질러놨네. 정부 믿고 애 낳음?” “뭘 그리 많이 낳냐. 햄스터냐.” 7남매를 둔 엄마는 졸지에 ‘짐승’이 됐다. 그저 아이를 많이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막말을 들어야 했다.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비난까지 감내해야 하는 게 부모를 더 힘들게 한다.

마냥 참지만은 않기로 했다. 7남매와 자신을 향해 거침없는 막말을 들어야 했던 7남매 엄마 김모씨는 악성 댓글을 쓴 네티즌들을 고소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자녀 가정을 향한 혐오 댓글 사건에 대한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 소속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일곱 아이를 볼 때마다 사람들은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나라에서 다 키워주겠네’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우리는 나라에 어떤 것도 바란 적이 없다”며 “그저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지난달 16일 한 언론에서 다둥이 가족 사례로 소개됐다. 이 기사에 일부 네티즌들이 “애들 많은 집 보면 둘 다 밝히는 것 같다” “자식 팔아 장사하냐” “다둥이 가족 보면 대부분 부모들이 미개하더라”는 식의 악성 댓글을 남겼다.

오로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곱 남매를 키우는 엄마가 격려 대신 비난을 숱하게 들어야 했다. 무차별적인 막말은 시간이 지난다고 무뎌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까지 이런 댓글을 보게 되면서 김씨는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


김씨는 “(아이를 많이 낳았다면서) 개, 돼지, 소처럼 가축에 비유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런 댓글을 우리아이들이 다 봤다”며 “너무 마음이 아팠고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 60여개를 추려내 댓글 작성자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악성 댓글은 아이들의 마음에도 생채기를 냈다. 김 씨의 큰딸인 중학교 3학년 윤 모양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산하는) ‘햄스터냐’는 등의 댓글들을 보면서 사람들한테 실망했고, 평생 안고 갈 상처를 입었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혐오 표현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을 만큼 무지막지한 힘을 갖고 있는데도 ‘표현의 자유’라는 절대적인 가치 아래 보호받고 있다. 김씨 등은 “표현의 자유는 폭력이 아니다”라며 혐오 표현의 폭력성이 허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단체는 “혐오 표현을 방치하는 것은 혐오 문화를 조장하는 공범자가 되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혐오 표현 규제를 포기한 사이 혐오 댓글의 피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국회가 혐오 표현 규제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에 따르면 유럽 대다수 국가,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는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 법규가 있다. 단체는 “혐오 댓글 피해자들의 삶은 망가지고, 아이들의 영혼은 좀 먹고 있는데 정부는 무얼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씨 아들 윤모군은 “이번 악플들을 보면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댓글들을 강력히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군은 “다자녀 가정인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불편한 시선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 편견을 버려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김정덕 활동가는 “혐오표현의 피해자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며 “영화도 관람 연령등급이 있는 반면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뉴스 포털에 달리는 댓글들은 폭력성·선정성 면에서 아이들에게 정신적 학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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