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엠버’가 “오랜 시간 동안 저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내 몸을 창피하다고 여겼다”고 15일 인스타그램에 밝혔다.
그는 “점점 내 몸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연약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야심과 목표를 포기해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는 더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항상 더 열심히 하고, 강해지고, 이런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버는 2009년 에프엑스 첫 앨범 ‘라차타’로 데뷔했다.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얼굴과 짧은 머리, 큰 티와 헐렁한 바지를 즐겨 입는 그는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많은 팬의 호응을 얻었지만 일부 네티즌은 그를 겨냥해 “남자 같다”고 지적했다.
외모를 비난하는 댓글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10월 유쾌한 방법으로 ‘반격’에 나섰다. 유튜브에 ‘내 가슴이 어딨더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것. 영상에서 엠버는 한 네티즌이 과거 남겼던 “네 가슴은 어디 있니?”라는 댓글을 읽은 뒤 “좋은 질문이다. 이 일을 오래 미룬 것 같다”며 ‘가슴’을 찾아 나섰다. 일종의 콩트였다.
그는 먼저 “엠버 가슴~”이라고 외치며 길거리를 뛰어다녔다. 엠버의 친구 브라이스는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를 향해 “실례합니다. 엠버 가슴 못 봤나요”라고 물었다. 브라이스가 “원래 처음 있어야 할 곳 봤어? 네 셔츠 아래 말이야”라고 말하자 엠버는 “어. 여긴 확실히 없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엠버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봤던 다른 악성댓글을 영상 시청자에게 소개했다. “SM(엠버의 소속사)에 이상한 애가 있다. K팝 시장에서 나가라.” “문신한 여자는 피해라.” “걸그룹에 남자가 왜 있지.” 꽤 공격적인 댓글이었지만 엠버는 “그 이상한 애가 8년이나 활동했다” 또는 “(내가 남자라는 거) 비밀이란 말이야” 등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엠버는 두 달 뒤인 12월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영상 제작 배경을 털어놨다. 그는 “저는 수년간 성희롱 섞인 외모 관련 악성댓글을 받았다”면서 “사람들은 ‘여성의 가슴 사이즈는 어느 정도 돼야 하고, 긴 머리가 좋지’라는 식으로 말한다. 그런 편견을 부수고 싶어 영상을 기획할 때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긴 머리카락의 가발을 쓰고 치마를 입은 적이 있다. 그러면 다시 예전 모습이 좋다는 반응이 나오더라.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나중에는 나 자신이 너무 싫어지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고도 했다. 엠버는 “악성댓글을 하나하나 읽는데 마치 제 무덤을 파는 것 같았다”며 “사람들이 내가 못생겼다거나 이상하다는 글을 수천 개나 써놓았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영상을 본) 사람들의 공감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제가 제기한 문제가 여러 사람이 겪는 문제라는 걸 알리는 분위기를 조성한 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람들은 외모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기준으로 끊임없이 판단한다”며 “이건 너무 잘못됐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비판을 해도 건설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엠버는 인스타그램에 글과 함께 운동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배가 드러나는 민소매 상의와 다리에 꼭 붙는 하의를 착용한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게시물에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게 정답이다” “‘나’다운 모습으로 사는 게 가장 아름답다” “엠버 정말 멋있다”와 같은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좋아요(16일 오후 3시19분 기준) 38만4081개도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