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의 성차별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3차 대규모 집회가 7일 서울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이르렀음에도 성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여성들이 한 달 만에 다시 결집했다.
이 집회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가 피해자 동료인 여성 모델인 것으로 확인되고 이 여성이 구속되면서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선다’는 주장과 함께 기획됐다.
이날 시위는 ‘생물학적 여성’에게만 참석이 허용됐다. 지난 1~2차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 대부분은 빨간 옷을 입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 개인 인터뷰는 시위의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이들은 지난 집회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남성 경찰청장과 남성 검찰총장을 파면하고 여성 경찰청장과 여성 검찰총장 선출할 것, 여성과 남성 경찰 비율 9:1을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 경찰관 90% 요구는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며 “경찰이 여성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경찰 집단이 남초·남성중심적 조직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범죄 피해자들이 제대로 조치를 받기 위해서는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 내부의 성 평등부터 실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상적으로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대상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피해자가 됐을 때 국가로부터 정당한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에 우리는 시달려 왔다”며 “7월 더위보다 더 뜨거운 우리의 분노를 저들에게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남성무죄 여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수사원칙 무시하는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여성 경찰 9대1로 만들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각자 ‘이런다고 바뀐다고? 이러면 바뀝니다’, ‘지금 여기 세상을 바꿀 여성들’이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준비해들었다.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또한 지난 2차 시위에 이어 다시 한번 삭발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진행된 삭발식에서는 1명이 머리를 자르고 3명이 삭발을 했다. 8년 동안 머리를 길렀다가 단발로 머리를 자른 한 시위 참가자는 “머리가 길지 않아도, 뚱뚱해도 괜찮다”라며 “괜찮은 사람 되기 위해 머리 자르는 것 전시하고자 여기 왔다”고 삭발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들은 집회 마지막 순서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수 만명 여성은 남성 위한 성적대상 아닌 동등 대상으로 존중받고자 이곳 혜화역에서 모였다”라며 “우리 분노 외침을 단지 성별갈등 남성혐오 원한으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요구하는 우리 목소리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집회가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2만여 명이 모인 데 이어 오후 6시를 기준으로 6만 명까지 인원이 늘었다. 다만 경찰은 이날 최종 집회 참석인원을 1만8000 명으로 추산해 큰 차이를 보였다. 앞서 5월 19일 첫 집회에는 1만 2000여명이, 지난달 9일 두 번째 집회에는 2만2000명이 모인 바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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