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광주 지역의 맘카페에서 ‘채선당 임신부 사건’과 ‘240번 버스 기사’ 사례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했다. 한 워킹맘 회원이 지역 태권도학원 차량의 난폭운전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학원 원장이 반박 글과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악의적인 글로 태권도학원 원장을 비난한 회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은 지난 3일 오후 문제의 회원 A씨가 “학원 어린이 차량 난폭운전 화가 나네요”라는 제목으로 맘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A씨는 “회사 앞 골목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싣고 있는데 노란색 어린이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질주해서 화물차 앞까지 달려왔다”면서 “2~3분 기다리는 순간에도 화가 나서 애들 태우고 저러는데 다른 일엔 얼마나 더 심할까”라고 비난했다. 또 A씨는 ‘어느 학원인지 알려달라’는 댓글에 쪽지로 학원 이름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학원 원장 B씨가 다음날 카페에 해명 글과 함께 블박 영상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B씨는 “학원 어린이 차량 난폭운전에 대한 진실을 말씀드린다”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난폭운전은 전혀 없었으며 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경적을 울렸다”며 “도로를 막고 있는 차주분이나 업체분은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B씨는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고발 글이 조작으로 드러나자 맘카페는 들끓었다. 회원들은 “본인들이 길 막아놓고 어딜 봐서 난폭운전이냐” “적반하장에 마녀사냥”이라며 A씨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 “B씨의 블박 영상이 없었다면 학원 문 닫았을 수도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고발 글이 허위로 드러나자 A씨는 두 차례 사과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난폭운전을 했다고 다툼을 벌였던 영상이 없어 확인이 안 된다”며 쪽지로 학원 이름을 유포한 것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그러다가 전체 블박 영상이 올라오자 추가로 공개 사과했다. A씨는 “따로 연락드리려고 하는데 검색해도 안 나온다”며 “쪽지로 연락처 남길테니 연락 주시면 따로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조작 글’ 사건은 A씨의 공개 사과로 잠잠해 지는 듯 했지만 게시물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일파만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A씨가 일하고 있는 회사를 찾아내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 글을 쏟아냈고, 회사가 입점한 쇼핑몰로 몰려가 조롱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회사 건물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고발 글이 올라와 있다. ‘아무 잘못 없는 태권도 학원을 망하게 하려고 했으니 회사도 당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항의와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A씨는 다시 맘카페에 사과 글을 올렸다. 그는 “회사와 무관한 개인적인 감정이었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비난 글은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항의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결국 홈페이지를 폐쇄됐다.
한편, 조작 글에 피해를 입은 B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A씨의 고발 글을 지인으로부터 듣고 알게 됐다”며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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