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양성평등 의식’ 혹은 ‘젠더 감수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젠더 관점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여성혐오’라는 키워드는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되면서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브랜드 마케팅 과정에서도 여지없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비단 광고업계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과 업체들이 ‘젠더’라는 키워드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제작한 한 홍보물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3일 트위터 등 SNS 상에 올라온 해당 홍보물 속 일러스트에는 저울 왼쪽에 남성이, 오른쪽에 여성이 올라가있다. 그리고 문제가 된 지점은 여성을 묘사한 부분에 있었다. 남성은 빈손으로 묘사돼 있는 반면, 여성은 서류 가방과 함께 아이까지 안고 있는 모습이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해당 홍보물이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제4회 ‘양성평등주간 행사’를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는 점이다.
해당 홍보물을 올린 트위터 이용자는 “양성평등주간 행사 홍보물에 이런 일러스트를 사용하다니, 이런 게 평등인가요? 누가 봐도 여자 쪽에 삶의 무게가 압도적으로 쏠려 있는 게 느껴지지 않나요? 왜 여자가 당연하게 아이를 안고 있어야 하나요? 그 와중에 짧은 치마와 빨간색 하이힐도 문제라면 문제”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성보육과에서 하는 행사에서 이런 그림을 쓰면 어쩌자는 거냐” “여자가 서류 가방도 들고 아이도 돌보는 것처럼 묘사하다니 정말 황당하다. 대파 꽂힌 시장바구니를 들지 않을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엄마 쪽에 내려가 있어야 될 저울이 고장 난 거 아닌가”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송파여성보육과 한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홍보물은 매달 발행되는 ‘송파 소식지’에 실린 것이다. 처음 홍보물 시안이 나왔을 때도 내부에서 해당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그래서 수정을 요청하긴 했는데, 그 이후에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불찰이 맞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보 담당 팀은 “내부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검토해본 결과, 해당 홍보물은 아파트 소식지 요약본에 실린 것”이라며 “수정된 홍보물로 교체하기 전에 이미 아파트 소식지 쪽으로 자료가 넘어가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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