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성형외과에서 마취 상태로 옷을 벗고 누워 있는 여성 환자를 의사와 간호사가 성희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취제를 두려워했던 환자가 녹음기를 가지고 수술실에 들어갔고, 의료진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JTBC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이식 수술을 받던 중 의사와 간호사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조롱에 시달렸던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20일 전했다. 사건은 5년 전인 2013년 발생했다. 의료사고 가능성을 걱정했던 A씨는 녹음기를 소지한 채 수술을 받았고 마취한 지 4시간30여분 만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후 녹음기를 확인한 A씨는 충격에 휩싸였다. 녹음기에는 “완전 제모한 거죠?” “자기가 밀었잖아. 남자친구 없을 거야” “정말 가슴이 하나도 없다” 등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지적하는 의료진의 음성이 전부 담겨 있었다. “이 사람 결혼했을까?” “OOO 같은 남자친구만 있으면 끝나는데…” “OOO 젊고 힘 좋고, 밤마다…”와 같이 더 노골적인 발언도 있었다.
A씨가 폭로를 결심한 것은 수술을 맡았던 의사 3명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여전히 진료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피해가 생길까 염려했던 그는 최근 당시 수술실 CCTV를 입수한 뒤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A씨는 “창피한 것을 감수하더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조금 아름다워 보이려고 갔던 것을 많이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성형외과도 많고 성형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행위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3명 중 한 명은 이메일을 통해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머지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의 상담을 맡았던 실장은 “전혀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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