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사전투표를 불과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문제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상대방의 ‘양보’나 ‘포기’를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안철수 후보는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다자대결에서 누가 2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면서 “박원순 후보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대승적으로 양보하는 것이 절반이 넘는 서울시민의 마음을 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국회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단일화를 ‘결혼’에 빗대 말했다. “결혼을 얘기하려면 서로가 맞아야지 한쪽에서 (결혼을) 얘기한다고 다른 쪽에 물어보고 ‘결혼 생각 없나 보다’ 이러면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게 있어야지 ‘서로 사랑 안 하나 보다, 사랑할 생각 없느냐’ 하면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단일화 여지를 남겨뒀다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김 후보 측 김선동 공동선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협상을 거론한 데 대해 “단일화가 된다면 막판에 3위로 전락할 후보가 드롭(출마 포기)해주는 형식으로 하는 것이 어정쩡한 대화와 제안으로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라고 되받아쳤다.
‘누가 3등이냐’를 놓고 안철수 후보는 “지금 지지율은 제가 높게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3일 김 후보와의 '단일화 담판 회동'을 유승민 공동대표와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데 대해 "(김 후보와) 결론을 내고자 만났던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로 가진 생각이 뭔지, 공통점이 뭐고 차이점이 뭔지를 서로 아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난 것"이라며 "거기서 무슨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 막판 협상을 위한 안 후보와의 추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계획은) 없다"며 "연락 받은 것도 없고 전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후보와 안 후보가 막판 협상을 위해 회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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