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르’ 무너진 용산 건물 미스터리…“지반 침하로 균형 무너져”

Է:2018-06-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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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무너진 용산구 상가 건물의 세입자가 붕괴 전에 촬영한 사진. 금이 가고 외벽의 타일이 떨어지는 등 사고 조짐이 나타나고 있었다. 독자 제공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4층짜리 건물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반 침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순식간에 건물이 내려앉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은 지 50년이 넘은 노후함 때문만이 아니라 건물을 떠받치는 지반에도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일 오후 12시35분쯤 용산역 건너편의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주민 이모(68·여)씨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건물은 ‘쿵’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이후 건물 잔해 더미 사이로 불길이 치솟았다. 이 건물은 1·2층은 식당, 3·4층은 주택으로 사용됐다. 식당은 평일 점심 때 100명 이상이 찾는 ‘맛집’이었는데 다행히 이날은 일요일이라 영업을 하지 않았다. 평일이었다면 자칫 ‘대형 참사’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으로는 우선 1966년 지은 건물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한 상가 주민이 사고 전 찍은 사진을 보면 건물 외벽이 불룩하게 튀어나오고 내부 마감재가 뜬 모습이 보인다. 해당 건물 1·2층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A씨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건물의 안전진단을 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3일 붕괴된 용산구 상가건물이 무너지기 전 모습. 다음로드뷰 캡처

다만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진 점을 감안하면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공사에 따른 터파기 작업이 상가 건물 지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 터파기 작업으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면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고, 건물이 기울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내부 구조물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특히 상가 건물 주변에는 2013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진행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건물과 30여m 떨어진 지역에도 2016년 10월부터 1140가구 규모의 아파트 5동과 업무용 건물 3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창근 카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냥갑처럼 구조가 돼 있던 것이 비틀어진 것”이라며 “기초가 주저앉을 때 똑같이 주저앉으면 이상이 없는데 한쪽은 주저앉지 않고 다른 한쪽만 주저앉으면 건물이 뒤틀린다. 그래서 4층 건물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지반 참하가 생기니까 기둥이나 보 사이에 균열이 생겼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힘을 받쳐주는 주 구조물들이 힘의 균형상태가 무너져 주저앉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주민들도 건물이 기울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상가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한 주민은 “최근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벽 아래 부분이 솟아올랐다”며 “식당 내부 벽 모서리 틈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잘 닫히던 가게 문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건물 사고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할 용산구청도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건물 복구 문제와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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