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후보가 3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로 인한 ‘속앓이’를 털어놨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유권자들로부터 “홍준표 미워서 못찍겠다”는 말을 듣곤 한다며 “홍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 직함을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선거운동을 다니다 보니 우리 대표님에 대한 불만이 많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홍준표 미워서 못 찍겠어, 말을 왜 그렇게 거칠게 해, 이런 얘기를 한다. 충청도 사람은 경상도 사람과 좀 다르다. 그렇게 거칠거나 강한 표현에 거부감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우군’인 고령층과 여성 유권자들이 그런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우리 우군이라고 하는 분들이 ‘아유, 홍 대표가 말을 그렇게 하나. 자칫하면 그거 미워서 표 떨어진다’ 이런 의견을 주고 있다”면서 “그런 걸 보면 참 안타깝다. 저희는 뭐 하나라도 주워야 하는 입장인데, 그런 표현들 때문에 조금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홍준표 대표)이 성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보통 때와 좀 다르지 않나. 선거 때다. 더군다나 우리가 열세인 상황이다. 그런데 마이너스 이미지를 자꾸 주면, 아유, 답답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정우택 의원이 "지도부는 백의종군하라"고 지적하자 홍 대표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반격한 상황도 언급했다. 박 후보는 "표현이 너무 거칠다. 이런 것들이 빌미를 주는 부분이 있다"며 "당대표를 물러나라는 소리는 아니다. 야당 대표로서 다른 역할이 없고 힘이 없으니까 강한 내용으로 말씀하실 수는 있다. 그렇지만 표현에까지도 신경을 좀 쓰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가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에둘러 했다. 박 후보는 “선거와 관련된 부분, (홍 대표가) 노출돼서 좀 득이 안 되거나 손해 보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 부분을 좀 다른 분한테 맡기는 게 좋지 않겠나”라면서 홍 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를 주문했다.
“홍 대표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국면을 ‘정치쇼’라는 식으로 표현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는 “그 표현은 적합하지 않았다. 국민이 기대치를 갖고 있는데, 그런 부분도 받아들이면서, 그렇지만 조심하고 챙겨야 할 부분을 확실하게 짚어줬다면 더 멋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정치인이 소신에 따라 발언할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조금 가만히 계셔도 될 텐데, 자극적으로 말해서 도움이 안 된다면 자제하는 게 옳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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