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 박사로 유명한 배명진 교수가 성문 분석 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음향 분석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 숭실대학교 교수에 대한 의혹을 파헤쳤다. ‘PD수첩’은 배 교수의 분석이 빗나갔던 사례들을 공개하며,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배 교수는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25년간 언론에 약 7000번 출연하며 국내 최고의 음향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연예인 욕설파문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든 각종 미제사건까지 ‘소리’에서 단서를 찾아 해결책을 제시해 신뢰를 받았다.
그런데 PD수첩 측은 “배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를 접수했다”며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분석 결과 역시 과학에 근거한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는 제보였다”고 말했다.
PD수첩은 배명진 교수가 직접 작성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입수했다. 바로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음성 파일, 이른바 ‘성완종 녹취’를 배명진 교수가 분석한 감정서다.
2015년 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마지막 고백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총리 측은 2심을 준비하며 배명진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의 감정을 의뢰했다. 배명진 교수는 성완종 회장의 목소리 진실성이 62.7%이며, 이완구 전 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PD수첩이 입수한 배명진 교수의 감정서를 검토한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의문을 제기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작성된 감정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한 음성학자는 그의 분석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음운론을 전공한 또 다른 음성학자 역시 그의 분석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의 인터뷰 요청에 배 교수는 “왜 그것을 입증해야 되느냐, 결국은 내 과학적인 수준을 테스트해 보겠다는거 아니냐”며 “내가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그 중에 나를 비토할 사람이 없겠냐”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결국 제작진은 배 교수를 만나기 위해 숭실대학교를 찾아갔다.
배 교수는 PD의 데이터 베이스 요청에 대해 “여기에 대해 왜 대답을 해야되는지 모르겠다. 백업 데이터를 보면 PD님이 이해할 수 있나”며 “음성학자, 그 사람한테 가서 물어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하지 마세요. 꺼요”라며 카메라를 뺏으려고 했다.
그는 “25년 전문가를 뭐? 의혹으로 무시하겠다고? 당신 그럴 권한 있어?”라며 “25년 되면 한마디씩만 해도 의혹이 생길 수 있다. 빨리 나가라. 안 그러면 경찰이 오게 되어 있다”라고 화를 냈다.
이어 "PD면 좀 유식해야 된다. 모르면 물어봐야지. 우리 소리공학연구소 25년 됐다. 그럼 전문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후 배 교수는 경찰을 불러 PD수첩 제작진을 내쫓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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