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국영 항공사 쿠바나 데 아비아시온이 멕시코 전세기 업체 글로벌 에어로부터 임대한 보잉 737기가 18일(현지시간) 승무원과 승객 113명을 태우고 수도 아바나의 공항에서 이륙한 뒤 직후 근처 들판에 추락했다. 탑승자 113명 중 110명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이제 시작됐지만 벌써 ‘쿠바판 세월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비행기는 과거 심각한 수준의 과적운항 탓에 공항에서 ‘착륙금지’ 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사고 항공기는 1979년 제작된 기령 39년의 노후 기종이다. 지난해 온두라스 소재 저비용항공사 이지스카이가 임대해 쿠바행 여객기로 썼다. 당시 위험 수준의 화물 과적 문제로 착륙이 금지됐었다. 기내 화장실에까지 짐을 싣고 운항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쿠바나 항공도 안전운항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 2010년대 초 다른 멕시코 전세기 업체에서 임대한 여객기가 산타클라라 상공에서 일시적으로 레이더망을 벗어났다. 당시 기장과 부기장은 쿠바 항공당국으로부터 정직 처분 받았다. 쿠바나 항공은 해당 업체로부터 더 이상 전세기를 임대하지 말라는 서면경고장을 받았다. 전직 쿠바나 항공 조종사는 승무원들이 해당 전세기 업체 비행기에 탑승하길 원치 않는데도 회사가 계속 전세기를 빌려다 썼다고 주장했다.
쿠바나 항공은 이번 사고기를 한 달간 임대한 상태였다. 항공기 정비 책임은 멕시코 항공사 글로벌 에어에 있다고 한다. 승무원도 모두 멕시코 항공사 소속이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추락 직전 불길에 휩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체 결함에 따른 추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망자는 쿠바인 99명, 아르헨티나인과 사라하 출신 각 2명, 멕시코인 1명 등 승객 104명과 멕시코 국적 승무원 6명을 합쳐 모두 110명이다. 이 중에는 어린이 4명과 유아 1명이 포함돼 있다. 생존자 3명은 모두 쿠바 여성으로 중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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