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인범 ‘택시운전사’…9년 전 그날의 재구성

Է:2018-05-17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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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에서 장기 미제사건인 제주 보육교사 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 박모(49)씨가 경찰에 압송돼 대합실을 빠져 나오고 있다. 박씨는 이날 오전 8시20분께 경북 영주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뉴시스

목 졸려 살해 당한 제주 보육교사의 한이 9년 만에 풀렸다. 범행 장소는 택시, 범인은 택시운전사였다.

2009년 제주에서 발생한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가 사건 발생 9년 만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6일 오전 8시20분쯤 경북 영주에 있던 박모(49)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2009년 당시 택시 운전을 했던 박씨는 그 해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보육 여교사 A(당시 27)씨를 태우고 애월읍으로 가는 도중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를 이날 오후 제주로 압송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장기미제 사건 중 하나인 A씨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시작했다.

먼저 사망 시점과 물적 증거 등을 수집하는데 수사력을 모았다. 동물실험 등을 통해 사망 추정시간이 실종된 그 해 2월 1일 오전 3시부터 사흘 이내라는 결론을 낸 후 법 과학적 분석으로 사망 시간을 실종 당일인 1일 새벽 휴대전화가 꺼지기 직전인 오전 4시 5분쯤으로 구체화했다.

경찰은 또 재수사 도중 숨진 A씨의 상의에서 다른 종류 옷 실오라기를 발견하고 정밀분석해 사건 발생 당일 박씨가 착용했던 옷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씨가 2009년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조사 과정의 녹화 영상을 다시 분석해 과학적 검증도 거쳤다. 이후 A씨는 박씨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숨졌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10년 제주를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주소가 말소돼 떠돌이 생활을 전전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경찰이 재수사에 돌입한 지난달에도 머물렀던 장소에서 종적을 감추는 등 경찰의 수사망도 따돌리려고 했던 정황도 발각됐다. 경찰은 박씨 주변 인물들의 통화 내용을 통해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영주에서 사흘 정도 잠복하다가 모처에서 검거했다.

그는 사건 발생 두 달 후 이미 유력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었다. 당시 박씨가 용담동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A씨의 탑승 장소 부근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씨가 마지막으로 남자친구를 만났던 제주시 용담2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내봉까지 가는 가장 유력한 이동 경로에 설치된 CCTV에 찍히기도 했다. 또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조사한 끝에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박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증거가 없었다. 여기에 A씨 사망 시점이 박씨 행적과 관련이 없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풀려났다. 부검 결과 사망 시점은 A씨 시신이 발견된 2월 8일 기준 24시간 이내였다.

A씨는 2009년 2월 1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에서 남자친구와 만난 후 택시를 타고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집으로 가는 도중 실종됐다. 이후 일주일 뒤인 8일 제주시 고내봉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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