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꾸민 ‘서울로7017’이 20일 개장 1주년을 맞는다. 서울시는 1년간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20일쯤이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로7017의 ‘손님’ 하루 평균 2만~3만명씩 걸어 다니는 사람만이 아니었다. 직박구리, 꿀벌, 배추흰나비 등 도시에서 보기 드문 새와 곤충도 사람 틈에 섞여 도심의 공중 공원을 찾았다.
서울로7017 방문객은 주말에 하루 평균 3만명, 평일에는 평균 2만명이 찾고 있다. 외국인도 1년간 약 200만명이 다녀갔다. 이곳이 문을 열기 전에는 볼 수 없던 것들도 생겨났다. KTX가 지나가는 걸 바라볼 수 있는 유리창에는 아이들이 기차를 구경할 수 있도록 열차시간표가 붙었다. 288종 1만3866그루의 나무와 9만5391본의 꽃과 덩굴식물이 사계절을 보내면서 각종 새와 곤충이 날아들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의 ‘효과’를 여러 측면에서 집계했다. 지난 1년간 남대문시장 방문객이 20% 정도 증가하고, 봉제·수제화 등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대학-상인 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만리동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기수(63)씨는 “서울로가 생기면서 매출이 약 10% 상승했다”며 “손기정체육공원 주변까지 서울로와 연계돼 환경정비나 상가형성 등 발전범위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계절을 보낸 인공지반 위 꽃과 나무는 약 95% 생존율을 보였다. 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서울로의 꽃과 나무들이 교목(649그루×35.7g×30%)을 기준으로 연간 7kg 정도의 미세먼지 저감 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미세먼지 저감 기능은 ‘도시숲’의 약 30%에 해당한다. 도심 속 ‘미니 숲’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평창올림픽 성화봉송부터 패션쇼, 퍼레이드 같은 이색 축제와 이벤트는 1305차례 열렸다. 세계 20여개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국내 방문객의 서울로 만족도는 7점 만점에 5.49점이었다. 주로 휴식 산책 조망을 위해 서울로를 찾았다고 답했다. 재방문율은 41.3%였다. 서울로 방문 전후로 찾아간 공간은 남대문시장(38.6%) 서울역(23.9%) 순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콘크리트 구조물과 유리 난간으로 인한 복사열 때문에 한여름에는 보행자들이 거닐기 뜨겁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서울시는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분을 스프레이식으로 분사하는 쿨팬과 그늘막을 설치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로7017을 ‘흉물’이라고 비판하며 당선될 경우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재개발·재건축이 시급한 곳을 '도시재생사업'이란 이름으로 방치하고, 주민의 의사는 무시하고 있다"며 "색칠이나 하고 선이나 긋는 예산 낭비가 이곳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당선되면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바로 내드리겠다"면서 "흉물이 된 서울역 고가도로도 시원하게 철거하겠다. 일본의 번화가인 롯폰기를 능가하는 곳으로 개발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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