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13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강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피고인 김모(36·자영업)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김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수강과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월 3일 새벽 경기 동두천시의 한 노래방에서 A(40·여)씨를 만났다.
2차로 함께 술을 더 마시던 중 김씨는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고, A씨는 "남자친구가 있고 아무하고나 성관계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거부했다.
김씨는 뜻대로 되지 않자 A씨의 구두를 벗겨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발로 밟고 몸 위에 올라타 뛰기까지 했다.
A씨가 정신을 잃고 움직임이 없자 그제야 김씨는 자리를 떴다.
같은 날 오후 정신을 차린 김씨는 A씨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던 장소에 갔고 피범벅이 된 채 의식이 없는 A씨를 보고 경찰에 신고한 뒤 자수했다.
부검 결과 A씨는 갈비뼈가 모두 부러졌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장기를 손상해 결국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결국 강간치사 혐의가 아닌 강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간치사죄는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이지만 강간살인죄는 처벌이 더 엄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A씨의 변호인은 범행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성관계를 거부하자 때리고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의심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여성을 성적 도구로 여기고 뜻대로 되지 않자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인 범죄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고 죄책도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의 유족들이 심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합의나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매우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만 계획적으로 강간하려 하거나 살해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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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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