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인 5월 1일을 앞두고, 부산서 경찰과 시민단체가 ‘강제징용 노동자상’으로 격돌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30일 오후 10시30분쯤 지게차를 이용해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으로 기습 이동시키려다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경찰에 저지당했다.
노동자상 건립특별위 회원 100여 명과 7개 중대 경찰 500여명은 1일 새벽까지 노동자상 설치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노동자상 건립특별위 회원들은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노동자상 소녀상 옆에” “친일경찰 물러나라”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애초 노동자상 건립특별위는 1일 오후 1시30분 노동자 대회를 마치고, 오후 3시50분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일본영사관영사관 주변 행진을 제한하기로 하고 30일부터 소녀상 주변을 에워싸면서 길목을 차단하자 한밤에 기습적으로 설치를 감행했다.
그동안 외교부는 외교 공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쳐왔고, 노동자상 건립특별위는 “그래도 설치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갈등이 빚어져 왔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은 “일본영사관 앞이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정부와 부산시, 동구, 경찰은 일본 눈치를 보지 말고, 이곳 설치를 허가하지 않으면 국민의 강한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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