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나란히 앉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검은색 가죽시계, 김여정 부부장은 은색 금속시계를 차고 있었다. 남매의 시계는 각기 다른 시간을 가리켰다.
김 위원장은 평양 표준시, 김 부부장은 서울 표준시에 시간을 맞춘 터라 동생 시계가 30분 빨랐다. 빽빽한 일정에 혹시 시간을 지키지 못할까봐 김 부부장이 서울 시간을 챙겨가며 김 위원장을 보좌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장소에서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하는 기묘한 상황은 두 정상의 합의로 이제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는 29일 남과 북이 표준시를 ‘통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집에 시계 2개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프다. 시간부터 통일하자”며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 시간 차이를 고려해 평화의집에 서울과 평양 표준시에 맞춰진 시계 2개를 각각 걸어놨다. 두 대통령의 첫 만남이 오전 9시30분에, 첫 회담이 오전 10시30분에 잡혀 있었던 것 역시 평양 표준시를 고려해 청와대가 주요 일정의 시작을 ‘*시 30분’으로 맞췄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울과 평양은 그동안 30분 시차가 있었다. 한국은 협정세계시(UTC)보다 9시간 빠른 동경 135도가 기준(UTC+09:00)이지만 북한은 동경 127도 30분(UTC+08:30)을 기준으로 한다.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 8월 북한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평양 표준시를 도쿄 표준시보다 30분 늦췄다. 서울 표준시는 도쿄 표준시와 같다.

정상회담 당일 취재진 사이에서도 ‘시간 소동’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선 오전 8시, 판문점은 남북 정상을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분주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평화의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근접 취재기자가 “8시32분 문 대통령 도착”이라고 알렸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외쳤다. “무슨 소리야. 지금 9시2분인데요!”
김 위원장이 내려오기로 예정된 군사분계선(MDL)까지 점검을 나갔던 한 기자의 휴대폰이 북측 시간으로 자동 세팅된 거였다. 어떤 기자 휴대폰에는 ‘로밍 지역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떴다고 한다. 같은 곳에 있는 기자 두 명의 휴대폰이 각각 한국 시각과 북한 시각으로 다르게 표현되기도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표준시 통일은 내부적으로 많은 행정적 어려움이 수반되는 일인데, 북측이 이를 감수하고 결정을 내렸다“며 "국제사회와의 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결정을 토대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내며 표준시 변경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남북 교류협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북 표준시가 달라진 후 판문점 연락채널 등 남북 간 소통 과정에서 업무 개시 시간이 달라지며 불편함과 잦은 해프닝이 초래됐다. 윤 수석은 "남북, 북미 교류협력에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시스 인터뷰에서 "표준시 통일은 남북이 늘 하나로 가자는, 한반도는 하나라는 상징적 조치"라며 "남북이 하나의 한반도를 지향하는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대화, 교류, 협력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실질적 효과와 더불어 남북 통합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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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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