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만 산책로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철거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전날 밤 중장비가 동원돼 필리핀 마닐라만 산책로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철거됐다”며 “동상이 있던 장소에는 구멍이 뚫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일본대사관은 필리핀 정부로부터 동상을 철거할 것이라는 사전 연락을 받았다. 매체는 “유감의 뜻을 전한 일본 측을 배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일본 총무상은 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동상 건립에 유감을 표명했다.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중의원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동상 설치는) 내가 막을 수 없는 헌법상의 권리”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당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위안부 동상이 일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련 기관들과 동상 설치 경위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주요 원조국인 일본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은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 단체가 지난해 12월 8일 제막했다. 높이는 3ｍ에 달한다.
당시 위안부 동상 밑에는 “이 기념물은 1942∼1945년 일제 강점기 성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여성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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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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