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합의 내용이 발표되는 형식을 통해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 성공적일 경우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격식을 갖춰 정식 발표가 이뤄지고, 그보다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면 평화의집 실내에서 약식 발표를 하게 될 전망이다. 이런 형식도 갖추지 않은 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만 할 수도 있다고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말했다.
임종석 위원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설명하며 남측이 생각하고 있는 정상회담 성패의 기준과 합의 내용 발표 형식을 소개했다. 임 위원장은 “두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지고 이것을 명문화하게 되면 합의문 명칭은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부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비핵화 관련해 매우 성공적인 회담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회당 성패의 기준을 시사했다.
합의문 발표 형식은 두 정상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합의의 수준에 따라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할 수 있을지, 서명에 그칠지, 실내에서 간략히 발표하게 될지가 결정될 것”이라며 “그동안 언론에서 거론한 부분들은 대체로 의제에 포함돼 있다. 어느 수준에서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 그것은 저희들 몫이 아니다(두 정상에게 달렸다는 의미)”라고 했다.

임 위원장은 또 “북측 공식 수행단에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수용 당국제부장, 이용호 외무상이 모두 포함된 것은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북쪽 역시 이번 남북회담을 남북회담으로만 보지 않고 곧 이어질 북미회담과 이후에 다양하게 진행될 국제사회 협력까지 아울러 고민하고 있다고 저희는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군 핵심이 참석하는 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 긴장완화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지리란 걸 말해준다는 것이다.
북측 공식 수행원은 모두 9명으로 확정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이에 맞춰 남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는 정경두 합참의장이 새롭게 포함됐다. 북측 리명수 총참모장의 카운터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임종석 준비위원장 일문일답
Q: 북쪽에서 오는 수행원 명단 얘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부인 이설주 여사가 동행할지 언급을 안했는데 동행 여부 알려 달라. 또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인데 김영남이 함께 내려오게 됐다. 북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설명 있었나.
A: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이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 저희로서는 오후에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동행에 대해서 북측 설명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Q: 내일 합의내용 공동발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합의문 명명은 어떻게 했나. 또 대략적인 윤곽은 나왔나.
A: 내일 두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지고 이걸 명문화하게 되면 저희들은 현재 앞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합의의 수준에 따라 아까 설명드린 것처럼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할 수 있을지, 서명에 그칠지, 실내에서 간략히 발표하게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그동안 언론에서 거론한 부분들은 대체로 의제에 포함돼 있다. 어느 수준에서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 그것은 저희들 몫이 아니다(두 정상에게 달렸다는 의미).
Q: 두 정상이 별도의 오찬을 하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다시 군사분계선 넘어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는지.
A: 오전 회담을 마치고 나면 양측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을 갖는다. 그럴 시간 동안은 북은 다시 군사분계선 넘어서 북으로 돌아갔다가 오후에 다시 합류하게 된다.
Q: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수용 당국제부장, 이용호 외무상 등 군부와 외교라인 책임자들이 참석하게 됐는데 과거 정상회담 때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북측 설명 있었다면 어떤 것인지. 이 부분이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대한 북측 의지를 보여주는 것인지 말씀해 달라.
A: 질문 안에 저희들이 기대하는 답도 들어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수행단에 군의 핵심 책임자와 외교라인이 들어 있다. 저희로서는 처음에 예상하지는 못했던 부분이다. 북쪽 역시 이번 남북회담을 남북회담만 따로 떼서 보고 있지 않고 이어질 북미회담과 이후에 다양하게 진행될 국제사회 협력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저희는 받아들인다. 군 핵심이 참석하는 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 긴장완화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Q: 일부 외신에서 북측이 이번 회담에 하루 연장될 가능성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도 그런 가능성을 감안하고 있나. 또 의제와 관련해 이미 조율이 됐다고 했는데 언제 최종적으로 합의가 됐는지, 정의용 실장이 방미하셨는데 혹시 그 이후에 북측과 조율이 변경된 게 있는지 궁금하다.
A: 현재로서 회담이 내일 이후로 하루 연장되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 비핵화 관련해서는 어느 수준으로 합의할지 예측이 어렵다. 남북 간 회담에서 전부 완료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참모진 바람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부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비핵화 관련해 이번 회담 매우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의제 조율은 엊그제 정 실장 방미와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다. 정 실장님이 요즘 하도 미국에 자주 가셔서 저희와 회의가 반, 미국과 회의가 반쯤 되는 것 같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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