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면서 위법성 논란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대부분 위법한 고용이다. 여기다 대한항공 필리핀지사가 가사도우미를 조직적으로 조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취지의 의혹까지 제기됐다.
25일 법무부 안팎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이들로 제한된다. 즉,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외국인 등이 아닌 이상 국내서 필리핀 국적의 가사도우미를 고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법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3항은 “누구든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않은 외국인을 고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길 경우 같은 법 제94조 제9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따라서 한진 총수 일가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는 주장이 사실이고, 이들의 신분이 가사도우미 업무를 맡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가사도우미 관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출입국당국이 조사 등 확인 작업에 직접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자신을 대한항공 직원이라 소개한 사람은 총수 일가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마음 편히 부릴 수 있는 외국인 자택 가사도우미들을 고용해왔고, 대한항공 필리핀지점이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총책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운전기사였다고 주장한 남성도 한진가의 가사도우미는 필리핀 여성이었고,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견딜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