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의 강진으로 포항이 흔들린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이후 90여 차례 여진으로 ‘포항 엑소더스’ 우려까지 나오면서 지진 대비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죠. 그 이후, 어떤 대안이 마련됐는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접수됐습니다.
당시 특히 피해가 컸던 흥해 지역을 중심으로 흥해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센터장 문장원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가 꾸려졌습니다. 원래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 중이었는데 문재인정부가 포항 지진 피해 지역을 특별재생지역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재생지원팀엔 포항시·경북도 공무원, LH직원, 도시재생 관련 석·박사, 흥해지역 주민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 팀은 무너진 포항을 어떻게 다시 세우고, 지진 대비 방안을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중입니다. 최종 계획은 6월 중 확정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포항시는 KT와 협업해 흥해 지역 학교와 도서관 주요 시설에 광센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 광센서는 미세한 진동이나 균열이 감지될 경우 조기 경보를 발령합니다.
부산, 울산, 경북 지역에선 지진 연구 국책기관인 ‘국립지진방재연구원’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립지진방재연구원은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는데 아직 구체적인 설립 일정이나 방안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포항시는 한동대, 포항대, 선린대, 포항흥해공업고등학교 등 지역의 대학생과 고등학생 60명으로 구성된 ‘특별재생 young 아이디어 발굴단’을 꾸려 포항을 살릴 젊은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포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취재를 하다 우연히 다음 브런치에서 ‘Typer Bart’의 글을 봤습니다.
‘지진. 갚은 땅속의 다툼이 땅 위의 재난이 되는 일. 내 생이 이토록 흔들리는 건 당신이라는 깊은 진원 때문에.’
그는 지진에 대해 고찰하며 인생도 지진처럼 요동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지진의 가장 큰 가혹함은, 원인도 알고 진원이 어딘지도 아는데, 막을 수가 없다는 거다. 최선을 다해서 피해를 줄이는 방법 밖에, 상처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는 거다. 얼른 안전해졌으면 좋겠다. 땅의 지진으로부터도, 생의 지진으로부터도.’
지금, 여러분을 흔들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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